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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전쟁 2년, 우크라이나에는 반려인구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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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 8월 우크라이나 포크롭크스의 한 소녀가 가족들과 함께 오른 피란 열차 안에서 강아지를 안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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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러시아의 침공으로 2년 넘게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보도가 나왔다.

6일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페스데이’ 행사에 사람이 대거 몰렸다고 보도했다. 페스는 우크라이나어로 ‘개’를 의미한다. 저마다 한 마리 이상의 반려동물과 함께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동물들에게 예쁜 옷을 입히고 함께 산책을 하거나 반려동물과 관련된 물건을 파는 가판대를 둘러보며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행사 주최측은 이날 1만3000여명의 사람과 그에 상응하는 수의 강아지가 행사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 행사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전역에 퍼진 반려동물의 인기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례였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집계한 국가적 통계는 없지만, 반려동물 관련 단체들에 따르면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반려동물의 입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키이우 외곽에 있는 한 반려동물 보호소 설립자인 마리야 브론스카는 NYT에 “지난해 약 120마리의 개가 입양되었다”며 “전쟁이 발발하기 전인 2020년과 2021년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대표 반려동물 산업 회사 중 하나인 수지리아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우크라이나에서는 반려동물 제품 및 서비스 시장이 27% 성장했으며, 올해 성장률 또한 두 자릿수로 예측된다.

이러한 현상은 반려동물이 인간에게 주는 위안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NYT는 “러시아 침공 후 어려운 시기에 위로를 찾는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가장 친한 친구라고 할 수 있는 반려동물에게 의지했다”고 전했다. 키이우의 타라스 셰우첸코 국립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카테리나 밀류니타는 “우크라이나의 애완동물 주인을 대상으로 한 전쟁 중 연구에서 개가 치유적 존재임을 확인했다”며 “전선에서 돌아온 부상당한 군인들이 집에서 개를 키우면 더 빨리 재활하고 민간 생활에 더 잘 적응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NYT는 특히, 가장 인기있는 반려동물은 “사람들이 쓰다듬으며 위안을 찾을 수 있는 비숑프리제와 푸들 같은 작고 털이 많은 개”라고 보도했다.

전쟁으로 인해 갈 곳 잃은 동물들을 거둬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NYT에 따르면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에는 약 14만마리의 길 잃은 동물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전쟁 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동물 보호소를 운영하고 있는 브론스카는 “2022년 러시아의 침공과 2023년 우크라이나 남부 댐 폭발로 인해 수많은 동물들이 죽고 버려지면서 사람들의 동물 입양을 촉진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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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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