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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해리스냐 트럼프냐..북핵, 한미동맹, K-방산 등 요동치는 셈법[美 대선 한달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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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윤석열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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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정권재창출에 각각 대비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이에 따라 파이낸셜뉴스는 7일 미 대선 결과에 따른 한미 동맹외교의 방향성을 비롯해 북핵 공조 등을 포함해 우리가 떠 안을 수 있는 리스크와 기회요인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봤다.

트럼프리스크? 제도화된 한미동맹 못 흔들어..방산은 오히려 기회

우선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을 두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들에선 ‘트럼프 리스크’라는 표현이 흔하게 사용되고 있다. 과거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미국우선주의를 기치로 내세워 우방국들에 비용 청구서를 들이밀며 등한시했던 기억이 생생해서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격적으로 마주해 위험천만한 ‘탑다운’ 협상을 벌이다가 실패하기도 했다. 국제사회에 상당한 불확실성을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나라로 좁혀보면 트럼프 정부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을 무려 5배나 인상하라는 무리한 요구를 내놓으며 주한미군 철수 으름장을 놨다. “한국은 부자나라”라며 청구서를 내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확장억제에 합당한 대가를 받아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빼야 한다는 과감한 주장을 펼쳤다. 현재의 공고한 한미동맹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불안이 벌써부터 제기되는 이유다.

이와 관련, 국가안보실도 한미동맹이 약화될 수 있다는 트럼프 리스크를 인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윤석열 정부가 미 대선과 관계없이 안보태세에 흔들림은 없다고 장담하는 근거들이 있다.

먼저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의 제도화가 이뤄져 흔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두 차례 방미해 도출해낸 한미 워싱턴 선언과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합의가 그것이다. 구체적으로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통한 핵 기반 일체형 확장억제, 한미일 연합훈련과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등이 꼽힌다.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청구하는 등으로 부담은 다소 늘 수 있어도 확장억제가 크게 약화되진 않는다는 것이다.

또 이미 트럼프 1기 정부를 겪었던 만큼 정책 기조를 예상할 수 있고, 인적 네트워크도 구축돼있다는 것이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 주변의 달라진 면면도 조현동 주미대사가 앞장서 아웃리치(전극적 소통·접촉)를 하고 있다. 현대차를 비롯한 우리 기업들도 트럼프 정부 출신 인사를 영입하거나 적극 소통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방위산업의 경우 오히려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집권하면 현재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우방국 중시 외교기조를 이어받으면서 무기수요가 현재 수준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해 우방국을 홀대해 각자도생 분위기를 조성하면, 전 세계에 자강론이 퍼지면서 무기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임은정 공주대 국제학부 교수는 통화에서 “특히 유럽의 경우에는 무기 현대화 수요가 많고 자강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우리 방산이 가격 대비 성능이 좋고 납기도 잘 맞추다 보니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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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8월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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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군사협력 위협, '해리스 인내'보단 '트럼프 현상변경' 필요할지도

방산과 함께 우리나라에 ‘트럼프 찬스’로 여겨지는 건 최대 안보위협인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의 약화 가능성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멈추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담판을 짓겠다는 의지를 천명했고, 북미정상회담 경험을 내세워 김 위원장과도 만날 것이라고 공언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매개로 강화되고 있는 북러 군사협력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공약한 게 있으니 중동 분쟁과 함께 우크라 전쟁에 어떤 식으로든 개입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것”이라며 “북러 군사협력은 우크라 전쟁 때문에 이뤄질 수 있던 것이라 전쟁이 마무리되면 지금처럼 유지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때문에 오히려 해리스 부통령이 집권하면 북러 군사협력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과거 버락 오바마부터 바이든 대통령까지 미국 민주당 정부는 러시아 문제 해결에 다소 소심하게 대응하고, 북한 문제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아와서다.

임 교수는 “미국 민주당 정부는 전략적 인내를 주로 해왔고, 이로 인해 러시아와 북한 문제가 곪을 수 있다는 걱정들이 실제로 있다”며 “현상 변경을 원하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에 기대를 걸기도 한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북핵 문제에 관해 선제적 제안을 할 수 있는 여지도 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리스크가 될지, 찬스가 될지는 우리나라의 대응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문제의 당사국 정상과 담판을 벌이는 방식을 쓰기 때문에 관계가 깊은 다른 나라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다. 다시 말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러 문제를 다룰 때에 우리나라를 ‘패싱’ 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히는 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전격 인정하고 군축협상에 나서 성과로 삼는 것이다. 북한이 미 대선 전후 7차 핵실험 감행 여지를 보이면서 노리고 있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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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금수산영빈관 정원구역에서 시간을 함께 보내며 친교를 다졌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6월 20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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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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