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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와세다·게이오 출신도 노크"…NHN 일본사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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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아틀리에, 도쿄 중심지 '우뚝'
"일본사업 롱런의 기업문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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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미나토구에 위치한 NHN의 일본법인 사옥 'NHN아틀리에'./사진=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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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김동훈 기자] "NHN은 아무래도 외국 기업인 탓에 그동안 일본 현지 직원 채용이 쉽지는 않았는데요. 최근에는 일본 명문대인 와세다·게이오대 출신의 지원 사례도 있을 정도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지난달 25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에 자리잡은 NHN의 일본법인 신사옥 'NHN아틀리에'에서 정우진 대표를 만났다. 그는 "좋은 근무 환경을 제공하면 더 많은 인재들이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 사옥을 직접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사옥 마련은 우수한 인재를 영입해 일본 현지 사업을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한 포석인 셈이다.

2014년부터 NHN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그는 2019년 NHN플레이아트 대표도 겸직하면서 일본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일본을 상징하는 랜드마크인 '도쿄타워'에서 걸어서 10~15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신사옥을 마련했다. 48개국 대사관과 소니·혼다 등 일본 대표 기업의 본사가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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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아틀리에의 1층 카페와 공용공간./사진=NH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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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현재 사옥 부근인 토라노몬 힐즈 쪽에서 임대료를 내면서 지냈으나 신사옥을 계기로 일본에 뿌리를 내리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이다. 그만큼 거금이 투자됐다. NHN의 올해 반기 보고서를 보면 일본 미나토구 소재 토지와 건물의 장부금액은 약 1778억원에 달했다.

NHN아틀리에는 13층 규모로 구성돼 △일본법인을 총괄하는 NHN재팬 △모바일 게임을 개발·운영하는 NHN플레이아트 △웹툰서비스 '코미코'를 제공하는 NHN코미코 △IT(정보기술) 인프라 솔루션 사업을 담당하는 NHN 테코러스의 임직원 67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예술가의 작업실'이라는 뜻을 지닌 사옥에 들어서면 현대 미술과 자연이 연결된 듯한 인테리어와 회사 정체성을 한눈에 보여주는 로고 디자인이 눈에 띈다. 로고 디자인은 일본의 대표적 디자이너 하라 켄야가 맡았다. 회사 관계자는 "NHN의 영문과 아틀리에의 카타카나는 모두 매우 단순하고 원형적인 문자 조형으로, 종이접기의 접힘 형태의 섬세한 요소를 접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2층의 인테리어도 세계적으로 저명한 건축가 쿠마 켄고가 디자인했다. 1층은 따뜻한 조명과 다양한 예술 작품, 사내 카페의 커피향이 방문객을 맞이하는 로비 공간으로 꾸몄다. 150명가량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신사옥 이전 후 카페에서 10가지 메뉴의 점심 도시락을 무료로 제공하는 사내 복지가 새로 생겼다. 도서관도 한켠에 자리 잡아 임직원의 휴게 공간으로도 기능한다.

2층은 여러 법인이 함께 사용하는 공용 공간으로 기획됐다. 80명의 임직원을 수용할 수 있는 세미나룸부터 20~30명을 수용하는 중간 사이즈, 4~6인용의 소규모 회의실까지 다양한 크기의 회의실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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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의 일본법인 사옥에 마련된 업무 공간./사진=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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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도 새롭게 추가된 복지 중 하나다. 헬스장 문을 열면 덤벨, 밸런스볼, 런닝머신, 실내 자전거를 비롯한 트레이닝 기구들이 있다. 이같은 복지는 일본 기업 가운데 흔치 않은 까닭에 만족도가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헬스장 옆에는 마사지사가 상주하는 마사지룸도 있다.

3층부터 13층은 법인별 업무공간으로 구성됐다. 모든 층은 회의실과 업무공간, 휴게공간, 스낵·음료가 저렴하게 제공되는 탕비실 공간으로 구분됐다. 층마다 법인의 문화·업무 방식에 따라 다르게 구성된 것도 특징이다.

정우진 대표는 "직원들이 이런 복지를 매우 감동스러워 했다.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만큼은 정말 진지하게 게임 제작·사업에 임하는 모습을 보면서 일본 특유의 조직 문화가 존경스럽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 롱런하는 기업 문화와 분위기가 무엇인지 NHN아틀리에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HN은 네이버에서 분할되기 전 '한게임' 시절인 2000년 일본에서 게임 사업을 시작했다.

특히 게임사업을 하는 NHN플레이아트는 업무 공간을 게임 캐릭터, 피규어 등 게임관련 굿즈들로 꾸몄다. 가령 '라인 디즈니 츠무츠무', '요괴워치 뿌니뿌니', '#콤파스' 등 일본 시장에서 장기간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 담당 부서의 업무 공간 앞에는 다양한 게임 관련 아이템을 진열해놨다.

13층에서 계단을 통해 한 층 더 올라가면 도쿄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루프 탑 쉼터를 만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동료들과 머리를 식히기 좋은 장소"라며 "옥상에서는 빌딩들 사이로 도쿄타워도 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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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이 도쿄에 마련한 '#콤파스 카페'에 게임 이용자들이 모여있다./사진=NH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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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은 일본에 사옥뿐 아니라 현지 게임팬을 위한 별도의 공간도 마련해놨다. 특히 NHN플레이아트는 8년 장수작이자 일본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인기를 끄는 자사 게임 '#콤파스' 이용자들이 모여 교류할 수 있는 오프라인 테마 카페 '#콤파스카페'를 도쿄 이케부쿠로에 운영하고 있다. 이케부쿠로는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의 핫스팟으로 불리는 곳이다.

콤파스카페는 최대 40명이 이용할 수 있는 규모다. 벽면에 스크린을 둬, 콤파스에 등장하는 히어로의 테마곡과 애니메이션을 상영하고 있으며, 굿즈 판매 코너도 구성했다.

독특한 음식들도 판매한다. 현재 20개가량의 메뉴를 제공하는데, 1~4개월 주기로 바꿔가며 연간 80개에 달하는 음식을 선보인다. 게임 캐릭터 얼굴이 그려진 햄버거, 케이크 등 이색적인 음식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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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이 게임 캐릭터들을 활용해 디자인한 음식들./사진=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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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공식 코스플레이어와 프로게이머 등을 초청하거나 게임 방송을 시청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이용자들의 반응은 뜨겁다고 한다. 평일 이른 점심시간이나 영업 준비 상황에도 코스프레 복장을 한 이용자들이 줄을 서며 입장을 기다린다는 것이다.

인상적인 대목은 이용자들이 식사 중 다른 테이블로 이동해 이 게임을 즐기는 다른 사람들과 굿즈 교환을 하거나 게임 배틀을 신청하며 교류한다는 점이다.

카페 운영 담당자는 "이용자가 부담 없이 캐릭터, 굿즈, 음악, 이벤트 등 게임 요소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언제든지 혼자 혹은 여럿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자 2021년부터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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