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중소기업대출 신규 연체액/그래픽=이지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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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의 중소기업(개인사업자 포함) 대출의 올 상반기 신규 연체액이 5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보다 약 1.5배 많은 수치다. 코로나19 당시 저금리로 돈을 빌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제때 대출을 갚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금리가 지속되고 경기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하반기에도 연체 규모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6월말까지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중소기업 대출 신규연체액(1개월 이상)은 5조521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에 발생한 3조7485억원보다 47.3% 증가했다.
은행별로 하나은행이 올 상반기에 발생한 중기대출 연체는 1조3296억원으로 전년(9389억원) 대비 41.6% 증가했다. 지난해보다 증가폭이 가장 컸던 곳은 국민은행으로 같은 기간 5539억원에서 9547억원으로 연체 규모가 72.4% 확대됐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9232억원에서 올 상반기 1조1718억원으로 26.9% 증가했고,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7137억원에서 45.5% 늘어난 1조382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6189억원에서 65.9% 늘어나면서 1조267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당시 저금리로 빌렸던 차주들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로 제때 돈을 갚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저금리 시기던 △2020년 53조679억원 △2021년 56조1860억원 등 2년에 걸쳐서 약 110조원이 증가했다.
5대 은행은 금리 인상이 시작되자 대출 조절에 돌입했고 △2022년에는 44조7351억원으로 증가폭이 감소했고 △2023년 32조6718억원 △2024년(~9월) 30조8775억원 늘어나며 증가폭을 줄이고 있다.
아울러 대규모 상각과 대환 등 연체 관리도 진행하고 있다. 5대 은행은 올 상반기 발생한 중소기업 연체액 5조5210억원 가운데 약 49%인 2조6890억원을 상각·대환·정상화했다. 지난 6월말 기준 남은 연체잔액은 2조8158억원 수준이다.
문제는 올 하반기에도 연체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기준금리 인하가 미뤄지고 있고 경기 부진 우려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중소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89.7로 2020년 9월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지수는 업황·매출 등에 대한 기업들의 평가를 바탕으로 산출하는데, 기준선 100(2003~2023년 평균)을 밑돌면 비관적 응답이 더 많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이 오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다만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연체 규모 증가세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게 은행권의 공통된 시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조치 등으로 산소호흡기가 달려있었으나 올해부터 한계 차주가 은행 연체액에 반영되면서 연체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당시 대출금리를 감안하면 차주들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되더라도 당장 큰 체감은 없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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