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8 (화)

[단독] 대기업일수록, 남성 육아휴직 ‘많지만 짧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기업 규모가 클수록 남성 육아휴직자가 많지만 ‘여성보다 짧게 사용하는 경향’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전체 남성 육아휴직자 절반 이상이 300인 이상 기업 소속이었는데, 그중 20%는 휴직 기간이 3개월 이하였다. 반면 300인 이상 기업의 여성 육아휴직자 76.3%가 10개월 이상 휴직했으며 3개월 이하 사용자는 7.3%였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이연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2020년~2024년 8월)간 기업 규모·휴직 기간별 육아휴직급여 수급자 현황’ 자료를 7일 보면, 이 기간 육아휴직을 사용한 이들은 모두 57만2979명으로 여성과 남성 비중은 각각 72.1%, 27.9%였다. 이들의 육아휴직 기간(30일 이상 12개월 이하)을 3개월씩 4개 구간으로 나눠 분석해보면, 63.8%의 휴직 기간은 10~12개월이었다.



사업장 규모별로 보면 특히 대기업 남성 육아휴직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았다. 300인 이상 기업의 10개월 이상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은 41.1%였으나 10인 미만 기업에선 60.4%였다. 10개월 이상 여성 육아휴직자 비율은 300인 이상과 10인 미만 기업에서 각각 76.3%, 71.3%였다. 300인 이상 기업의 남성 육아휴직자 가운데 3개월 이하 사용자는 20.4%였으나 10인 미만에선 8.4%였다. 3개월 이하 여성 육아휴직자 비율은 300인 미만과 10인 미만 기업에서 각각 7.3%, 9.3%였다.



전체적으로 큰 기업일수록 육아휴직 사용자가 많았는데, 이런 격차는 남성 쪽에서 두드러졌다. 최근 5년간 전체 남성 육아휴직자 가운데 10인 미만 기업 소속은 11.2%에 그쳤으나 300인 이상 기업 소속은 55.2%이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10인 미만 기업의 남성 육아휴직자는 3864명이었으나 300인 이상에선 1만5920명이었다. 최근 5년간 전체 육아휴직자 57만2979명 가운데 10인 미만 기업 소속은 17.5%였으나 300인 이상 기업 근무자는 43.2%였다.



정경윤 민주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성은 돌봄·육아 책임자, 남성은 생계부양자라는 성 역할 고정관념이 여전히 강하다 보니, 육아휴직급여 상한액(2024년 기준 월 150만원)보다 소득 수준이 높은 대기업일수록 육아휴직 하는 남성 수는 많더라도 부서 배치, 승진 등에 불리한 장기 육아휴직은 여성에게 쏠리는 경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연희 의원은 “정부가 이르면 내년부터 부모 모두 3개월 이상 육아휴직 시 최장 1년 6개월까지 휴직할 수 있게 하고, 육아휴직급여 상한액을 월 250만원으로 늘리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남성도 육아휴직을 길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세밀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난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강조하는 ‘남녀 맞돌봄’ 문화를 실현하려면 육아휴직급여 현실화 등으로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고 짚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행운을 높이는 오늘의 운세, 타로, 메뉴 추천 [확인하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