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협상 상황 오더라도 타결시켜놓고 협상하는 게 유리"
답변하는 조태열 외교장관 |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026년 이후 한국이 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정하는 한미 간 협상이 비교적 조기에 타결된 배경과 관련해 11월 미국 대선에 따른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서였다고 7일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등이 제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타결을 서두른 이유를 묻는 말에 "과거 (SMA 만료 뒤) 15개월 이상 공백으로 간 적도 있고, (미국) 대선도 앞둔 상황에서 최대한 양쪽이 합리적인 수준의 타결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있으면 거기서 종결짓자는 (데 따른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만약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내년 초 출범해 협상한다면 몇 개월에서 몇 년까지도 공백 상태로 갈 수 있다면서 "지금 가능한 합리적인 수준에서 타결할 수 있으면 빨리해서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국익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미 양국은 12차 SMA 협상 개시 5개월 만인 지난 4일 합의에 이르렀다. 협정 골자는 2026년 분담금을 전년도 대비 8.3% 오른 1조5천192억원으로 정하고, 2030년까지 매년 분담금을 올릴 때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을 반영키로 했다.
조 장관은 만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현실화해서 재협상 요구를 한다면 12차 SMA 협상 결과를 기준선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재협상) 상황이 오지 않으리라고 믿지만, 오더라도 타결시켜놓고 협상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현행 11차 SMA 협정은 트럼프 1기 시절 협상이 시작됐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방위비 대폭 증액을 요구하면서 15개월에 걸친 공백 끝에 2021년 조 바이든 정부가 출범한 뒤 타결됐다.
한편 조 장관은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지난달 말 외신과 인터뷰에서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시사한 발언과 관련해선 IAEA 측에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AP통신 인터뷰에서 북한의 유엔 제재와 국제법 위반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고 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는 북한 비핵화를 추구하는 국제사회 목표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 장관은 해당 발언에 대해 "본인이 그런 의도를 가지고 하지는 않았지만, 의심을 살만한 표현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대사가 가서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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