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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디딤돌소득 받은 31%… 근로소득 오히려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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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2차 실험 성과 발표

서울시가 가구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은 현금을 지원하는 ‘디딤돌 소득(안심 소득)’의 시범 운영 결과를 7일 공개했다.

디딤돌 소득은 가구 소득과 상관없이 일정 금액을 주는 ‘기본 소득’과 달리 가구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은 현금을 준다. 가구 소득이 중위 소득의 85%(4인 가구 기준 487만원) 이하면서 재산이 3억2600만원 이하인 가구에 차등적으로 현금을 지원한다. 가구 소득이 중위 소득의 85%보다 적으면 그 차액의 절반을 주는 방식이다.

서울시가 2022년 477가구를 대상으로 처음 실험했고 작년에는 그 대상을 1533가구로 늘려 1년간 2차 실험을 벌였다. 서울시는 이날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2024 서울 국제 디딤돌 소득 포럼’을 열고 2차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지원 전후 지원 대상 1533가구 중 476가구(31.1%)의 근로소득이 증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행 기초생활 보장 제도는 일을 해서 소득이 생기면 수급 자격을 잃고 다시 자격을 회복하기 어려운데, 디딤돌 소득은 가구 소득이 중위 소득의 85% 이상으로 늘어나면 일시적으로 현금 지원이 중단됐다가 줄어들면 자동으로 다시 현금이 지급된다”며 “이런 구조 덕분에 수급자들이 일하는 데 부담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험 대상 가구 중 132가구(8.6%)는 소득이 중위 소득의 85%를 넘어 지원 대상에서 벗어났다.

이날 포럼에는 미국 ‘오픈AI’의 CEO(최고경영자) 샘 올트먼이 한 기본 소득 실험의 책임자인 엘리자베스 로즈 박사가 참석했다. 올트먼의 기본 소득 실험은 2020년부터 3년간 미국 주민 1000명을 대상으로 매달 기본 소득 1000달러를 주고 변화를 살핀 것이다. 미국 내에서 가장 큰 기본 소득 실험으로 꼽힌다. 실험 결과 기본 소득을 받은 가구의 소득은 현금을 지원받았는데도 연간 2500~4100달러 줄었다. 주당 근로시간도 평균 1.3시간 감소했다. 현금을 지원받으면서 근로 욕구가 떨어져 전체 소득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즈 박사는 “수입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현금이 도움을 주지 못했다”며 “모두에게 다 같은 돈을 주는 건 효율적이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은 “디딤돌 소득이 가구 소득을 늘리고 근로 의욕도 꺾지 않는다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다”며 “내년 하반기에는 디딤돌 소득을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데 시동을 걸겠다”고 했다.

[김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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