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8 (화)

세번째 ‘이마 픽스’, 중견작가 3人의 ‘영상-회화-조각’ 조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일민미술관 내달 17일까지 전시회

올해 차재민 백현진 김민애 선정

3개 전시실에서 개인전 선보여

“좋은 작업하는 작가 선정 노력”

일민미술관이 주목하는 작가 3명을 선정해 각자의 개인전을 선보이는 ‘이마 픽스(IMA Picks) 2024’전이 올해로 3회를 맞았다. 3년 주기로 개최되는 ‘이마 픽스’는 2018년 김아영 이문주 정윤석 등 중견 작가를, 2021년에는 윤석남 홍승혜 이은새 등 다른 세대 여성 작가 3명을 초청했다.

올해 ‘이마 픽스’는 중견 작가에게 다시 집중했다. 윤율리 학예팀장은 “하반기 ‘프리즈 서울’ 같은 행사가 있어 미술 시장에서 각광받는 작가들이 주로 조명됐지만, 이와 관계없이 좋은 작업을 하는 작가를 선정하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미술관이 올해 선정한 작가는 차재민 백현진 김민애다.

동아일보

차재민의 작품 ‘더미더미’. 일민미술관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술관 3개 전시실에서 펼쳐지는 ‘이마 픽스’는 1전시실의 차재민 개인전 ‘빛 이야기’로 시작한다. 신작 ‘광합성하는 죽음’이 전시의 중심이다. 늦은 봄부터 여름까지 작가는 빈집에 관찰대를 설치하고 빵, 버섯, 과일 등 음식이 썩어가는 과정, 또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영상에서는 작가와 가상의 인물인 ‘시무라 히카루’가 일본 불교 회화인 ‘구상도’(시체가 썩어가는 아홉 단계를 그린 그림)를 보러 가는 계획을 세우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이 내레이션을 통해 작가는 과거 죽음과 삶을 회화로 표현하는 수단이었던 ‘구상도’를 자신만의 관점으로 재해석했음을 드러낸다. 영상과 함께 촬영을 준비하고 마무리하며 그린 드로잉 연작과 브론즈 조각을 감상할 수 있다.

동아일보

백현진 개인전 ‘담담함안담담함 라운지’ 전경. 일민미술관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전시실에선 음악가, 배우로도 활동하는 백현진의 개인전 ‘담담함안담담함 라운지’가 열린다. 백현진은 이번 전시에서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서울의 감각을 담아냈다. 어린 시절 화곡동 주택가를 미술관 공간에 맞춰 각색한 ‘새출발 실내 우물터’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 작품에는 고무 화분과 플라스틱 목욕탕 의자 등이 늘어서 있으며 그 뒤 벽면에는 선을 반복적으로 그린 그림이 펼쳐진다. 가로 27m, 세로 3m인 회화 ‘당신의 배경’이다.

전시의 내용과 맞물려 만든 새 앨범 ‘심플렉스: 담담함안담담함 라운지’에 수록된 11곡도 감상할 수 있다. 전시 기간 실리카겔 보컬리스트 김한주, 배우 문상훈과 최성은이 참여하는 비정기 퍼포먼스 ‘늪과 거울’, 매주 금요일 오후 7∼9시 전시장을 무료 개방하는 관객 참여 퍼포먼스 ‘공짜’가 열린다.

동아일보

김민애의 개인전 ‘화이트 서커스’가 열리는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 프로젝트룸 전시 전경. 소파 앞 테이블처럼 보이는 작품은 조각 작품 ‘연속된 좌대’이고, 그 오른쪽으로 ‘연속된 조각상’이 함께 배치돼 있다. 작가는 프로젝트룸이 하나의 방처럼 느껴져서 작품들을 가구처럼 놓았다. 일민미술관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민애의 개인전 ‘화이트 서커스’는 3전시실과 프로젝트룸에서 열린다. 작가는 전시 제목에 ‘서커스’가 갖는 두 가지 의미 ‘곡예’와 ‘원형 광장’을 모두 담았다. 미술관 일대가 광화문광장이라는 점, 또 오래된 문화와 현대적인 것이 혼재하며 어딘가 기이하고 들뜬 서커스의 분위기가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를 토대로 작가는 3전시실을 미술관 옥상이라고 상상하고, 그곳에서 볼 수 있는 사물을 소재로 조각을 만들었다. 그런 다음 각각 ‘이중주’ ‘문지기들’ ‘때늦은 휴가’라고 제목을 붙여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고, 이 조각들을 전망대처럼 놓인 설치 작품 위로 올라가 내려다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프로젝트룸은 일민미술관의 오래된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3전시실이 실외의 느낌을 자아냈다면, 프로젝트룸은 실내 작은 방에 들어온 분위기로 만들었다. 2018년 아틀리에 에르메스 개인전 ‘기러기’에서 선보였던 ‘새’ 부조 9점을 한데 뭉쳐 새로 만든 작품 ‘새’와 ‘연속된 조각상’ 등 과거 작품들을 새로운 공간 구성에 맞게 가구처럼 재배치했다. 11월 17일까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