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7일 오후(현지시각) 필리핀 마닐라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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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7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시스템LSI 사업의 실적 부진과 관련해 “(이들 사업을) 분사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필리핀을 방문 중인 이 회장은 이날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파운드리) 사업의 성장을 갈망(hungry)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간 삼성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사내 안팎에서는 분사를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 회장은 이와 관련해 처음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며 분사 가능성을 사실상 일축했다.

이 회장은 앞서 2019년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1년에는 투자 규모를 171조원으로 늘렸다.

그러나 삼성 파운드리와 세계 1위 대만 TSMC와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는 올해 2분기 점유율 62.3%를 기록한 반면, 삼성은 11.5%에 그치며 격차가 50.8%포인트(P)로 벌어진 상황이다.

삼성 파운드리는 수주 난항으로 지난해 2조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며, 올해도 수조원 규모의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일부 설비의 가동을 중단하는 등 가동률 조절에 나섰다.

이 회장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는 프로젝트가 “변화하는 상황으로 인해 조금 힘들어졌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추가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테일러 공장의 가동 시점을 2026년으로 연기한 상태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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