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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허리케인 공포에 강아지 안고 ‘덜덜’… 서럽게 울던 소녀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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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인공지능(AI)로 만든 가짜 사진. 자세히 보면 소녀의 손가락이 5개가 아닌 비정상적인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X(옛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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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동부를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 ‘헐린’으로 200여 명의 사망자가 나온 가운데, 수해의 참상을 전했던 어린 소녀의 사진이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가짜인 것으로 밝혀졌다.

7일(현지시각) 포브스와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어린 소녀의 사진 여러 장이 확산했다. 보트 위 소녀는 구명조끼 차림으로 빗물에 홀딱 젖어 있었고 강아지를 품에 안은 채 절망스러운 듯 서럽게 울고 있었다.

당시 이 사진은 조 바이든 정부의 무능력함을 비판하는 이미지로 사용되기도 했다. 유타주(州) 마이크 리 상원의원은 지난 3일 이를 X에 공유하면서 “여기에 캡션을 달아주세요”라고 적었다. 어린이들이 불행을 겪도록 방치한 현 정부에 대한 분노를 표출해달라는 권유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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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가 타고 있는 보트 종류가 다른 이미지와 다르다. 강아지의 털 색깔도 귀와 입 부분이 조금 더 새카맣다. /X(옛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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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소녀의 모습은 실제가 아닌 AI가 생성한 딥페이크(deepfake)였다. 자세히 보면 한 사진에서 소녀의 손가락이 5개가 아닌 비정상적인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또 사진마다 조금씩 다른 옷을 입고 있으며 타고 있는 보트 종류도 다르다. 강아지 털 색깔도 사진별로 심한 차이를 보였다.

사진이 가짜 이미지인 것으로 드러나자 마이크 리 의원은 게시물을 삭제했다. 현재 X도 소녀의 이미지를 ‘AI가 생성한 이미지’로 분류하고 있다. 다만 이 이미지들이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지고 사용됐는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포브스는 “재난을 묘사하는 조작 이미지는 재난 대응 능력을 복잡하게 만들고 위기 상황에서 대중의 신뢰를 약화할 수 있다”며 “가짜 이미지에 반복 노출되면 정작 실제 상황에서는 ‘재난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또 구호 활동에 자금을 지원하는 사람들을 속이는 데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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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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