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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크롬북 정체성 흔드는 구글" AI 강조하느라 또 자충수 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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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배포되는 크롬OS와 그 뒤에 숨어 있는 혼란스러운 논리를 생각하면 구글이 스스로 자사의 장점을 없애는 역사적인 장면을 목격하는 기분이 든다. 배경을 설명하려면 먼저 아주 구체적인 맥락이 필요하다.
ITWorld

ⓒ Google/JR Rapha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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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OS의 핵심인 ‘구글적’ 명령 센터

구글의 크롬OS 플랫폼은 처음부터 표준적인 기존 데스크톱 컴퓨팅 설정과는 의도적으로 달랐다.

크롬북이 일반 컴퓨터와 다른 여러 가지 차이점을 설명하려면 며칠이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다수 사용자는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크롬OS 환경에서 중요한 것은은 최초의 크롬북 컴퓨터부터 - 심지어 크롬북이라고 불리기 전부터 - 표준 캡스락 키보드 키 대신 사용되어 온 버튼, 즉 런처 또는 에브리씽 키라고 알려진 검색 버튼이다.

구글은 처음부터 크롬북이 필요한 것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기기라는 점과, 군살을 빼고 현대 사회에서 아무도 원하지 않는 오래된 컴퓨팅 요소를 없앴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캡스락 키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단순해 보이는 검색 버튼이 등장했다. 처음에 이 버튼은 아주 기본적인 웹 기반 검색 프롬프트만 띄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키 연결 시작 메뉴보다 훨씬 더 기능적이고 효과적인 버전처럼 앱을 실행하고 답을 찾는 올인원 메카로 확장되었다.

그 결과 검색 키는 어느 순간부터 런처 키로 불리게 되었다. 그리고 2020년에 구글은 가장 대담한 움직임을 보였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끌어들여 검색/런처 키를 거의 모든 것을 찾거나 수행할 수 있는 에브리씽 버튼이라는 브랜드로 바꾼 것이다.

당시 필자가 표현한 에브리씽 버튼은 다음과 같다.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 이 버튼은 거의 “구글 버튼”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이 버튼을 누르면 나타나는 하나의 상자에서 다음을 수행할 수 있다.
  • 웹 검색
  • 로컬 컴퓨터 저장소 검색
  • 드라이브 파일 저장소 검색
  • 웹 기반 문서, 스프레드시트, 프레젠테이션 컬렉션에서 문서, 스프레드시트, 프레젠테이션을 검색한다.
  • 수정하려는 시스템 수준 설정 검색하기
  • 앱 유형에 관계없이 자신의 기기에서 실행할 앱을 검색하거나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설치할 새 앱을 검색한다.
  •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작업
어시스턴트가 에브리씽 버튼에 추가된 후 이 기능은 더 강력하고 완벽해졌다. 솔직히 크롬OS에서 작업하다가 기존 운영체제 환경으로 돌아갈 때 이 기능이 없는 것이 아쉬웠다.

크롬OS는 구글 최고의 역량이 한데 모여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커넥티드 경험을 형성하는 공간이 되기 직전 단계에 있다. 지능형 데스크톱 컴퓨팅의 흥미진진한 새로운 시작이며, 안드로이드가 제공할 수 있고, 제공해야 하며, 언젠가 제공할 수 있는 완전히 연결된 구글 경험의 유형을 보여준다.

이제 10월 초 구글이 방금 발표한 놀라운 변화, 즉 크롬OS의 핵심과 플랫폼의 개념을 크게 바꿀 것 같은 변화를 알아보자.

크롬OS와 에브리씽 시대의 종말

구글은 크롬북 키보드의 가장 눈에 잘 띄는 위치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검색/런처/에브리씽 키를 빼고 그 자리에 새로운 '퀵 인서트(Quick Insert)' 키를 넣었다.

이제 캡스락과 같은 위치에 제미나이라는 생성형 AI 브랜드를 더 많이 밀어 넣고 그것이 완전한 미래이며 매일 매시간 사용자가 의지해야 할 것이라고 설득하려는 변명 같은 기능이 자리 잡을 것이다.

다행히도 구글은 적어도 에브리씽 버튼을 본격적으로 제미나이 버튼으로 바꾸지는 않고 있다. 대신 크롬OS 환경 전체에서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를 텍스트 필드에 삽입할 수 있는 다각적인 소스로 활용하고 있다. 즉, 이모티콘, GIF, 파일, 사진을 불러오는 데 사용할 수 있으며, 물론 품질이 의심스러운 텍스트를 생성하는 제미나이의 도움말 쓰기 시스템과 곧 제미나이의 AI 이미지 생성 시스템도 소환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마지막 두 가지 요소가 이 기능을 탄생시킨 원동력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한편, 한때 눈에 띄었던 에브리씽 버튼은 스페이스바 옆의 작은 'G' 키로 강등되었는데, 새로 발표된 삼성 갤럭시 크롬북 플러스부터 시작되어 이후 다른 새로운 크롬OS 기기에도 이 변화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Computerworld의 동료 크리스 호프먼이 말했듯, 마치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키를 코파일럿 AI 비서 전용 버튼으로 대체한 것과 같은 느낌이다. 대다수 윈도우 사용자가 환영하지 않을 만한 조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크롬OS의 경우 비교가 더 극단적인데, 에브리씽 버튼은 플랫폼의 철학을 대변하는 동시에 구글 중심의 소프트웨어만이 제공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실용적 이점이었기 때문이다. 기능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최고의 위치에 있던 기능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은 어리석고 근시안적인 조치로 보이며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가장 표면적인 수준에서 보면, 크롬북 사용자는 수년 동안 익숙하게 눌러왔던 버튼이 다른 곳에 있다면 상당히 불쾌해할 것이다. 특히 원하지 않는 기능 때문에 잘 쓰던 버튼이 눈에 잘 띄는 위치에서 그렇지 않은 곳으로 이동하면 사용자의 습관에 큰 변화가 온다(마이크로소프트가 시작 버튼을 이렇게 바꿨다고 상상해 보라).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철학적 차원에서, 구글이 대부분의 제품 및 서비스와 함께 크롬OS 경험에 대한 우선순위를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이번 조치가 그리 놀랍지 않을 수도 있다.

대부분의 기술 업계와 마찬가지로 구글도 지난 몇 달 동안 생성형 AI라는 이름으로 조직을 변화시켜 왔다. 대부분의 생성형 AI가 그다지 유용하거나 신뢰할 만하지 않음도 불구하고 가능한 모든 기회를 모아 생성형 AI를 강조했다. 최신 제품인 픽셀 9에도 생성형 AI가 추가됐고, 구글의 최근 크롬북 중심 AI 추가 기능도 마찬가지다. 이런 AI 기능에도 불구하고 기기는 훌륭하다.

제미나이의 도입 비율이나 사용자 정착률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 수치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일반 개인 사용자와 기업 모두 생성형 AI 기술이 제공하는 가치에 대해 점점 더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징후는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도전은 분명히 시작되었다. 구글은 다른 많은 기술 기업과 마찬가지로 AI를 미래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사실에 도전하는 AI 봇을 통한 '창의적 브레인스토밍', 사실과 허구를 구분할 수 없는 기술에서 정보를 검색하는 작업, 그리고 사용자 대부분이 일상 업무의 일부로 생각하지 않는 기타 작업 등의 가치를 깨닫고, 사람들이 쓰게끔 강요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구글은 크롬북을 생산성 중심의 실제 업무를 효과적으로 처리해 주는 기기가 아니라 화려한 구글표 인공지능을 사용하기 위한 기기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제미나이를 보면 마치 예전 브랜드인 구글+가 생각난다. 특히 이번 조치로 그러한 느낌이 더 적중하는 것만 같다.

자, 이제 정리해 보자. 새로 등장한 '퀵 인서트' 키가 특정 기기에서 중복됐고 곧 없어질 것처럼 보인 어시스턴트 키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면, 약간 거슬리더라도 그렇게까지 얼굴을 찌푸리게 하는 문제는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크롬OS의 정체성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고 가장 중요한 기능인 것처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면서 에브리씽 버튼을 훨씬 눈에 덜 띄는 쪽으로 치워버린다는 변화는 정말 잘못된 결정이다. 실제 크롬북 사용자의 불만과 짜증이 눈에 선하다. 구글 스스로도 몇 년이 지나면 후회할지 모른다.

마치 주인공이 실패할 것이 뻔한 행동을 할 때 모든 사람이 “안돼!”라고 외치는 시트콤의 한 장면이 연상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한숨만 쉬며 기존 크롬북을 최대한 오래 사용하는 수밖에 없다.
editor@itworld.co.kr

JR Raphael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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