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813억원 예산 투입, 실질적 성과 미비… 공수처 존립 재검토 필요성 제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지난 2021년 신설된 이후 지난 6월까지 직접 기소한 사건이 단 4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예산 대비 성과의 비효율성이 다시금 도마에 올랐다.
공수처가 창설된 이후 지금까지 약 813억 6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실제로 직접 기소한 사건은 4건에 불과해 사건 한 건당 약 200억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된 셈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곽규택 의원(국민의힘, 부산 서구동구)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공수처는 2021년 1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총 8785건의 사건을 접수했지만, 그 중 직접 기소 사건은 겨우 4건에 불과했다. 특히, 공수처는 2021년부터 2022년 3월 13일까지 약 3025건의 사건을 접수했으나 이 기간 동안에는 직접 기소한 사건이 단 한 건도 없었다.
2022년 3월, 공수처는 '전건입건제'라는 제도를 도입해 모든 접수 사건을 바로 입건해 수사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후 2024년 6월까지 총 5760건의 사건이 접수됐으며, 이 중 11건에 대해 공소 제기를 진행했지만, 그 중 다수는 동일한 사건에 대해 여러 건의 고소·고발이 중복된 것으로, 실제로 공수처가 직접 기소한 사건은 4건에 그친다.매년 수백억원 예산 편성... 성과는 '부진'
공수처는 출범 이후 △2021년 232억 2000만원 △2022년 197억 7700만원 △2023년 176억 8300만원 △2024년 206억 8000만원 등 매년 약 2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지원받아왔다. 하지만 직접 기소 건수가 극히 저조해 공수처의 실질적 성과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직접 기소 사건 한 건당 약 200억원이라는 거액의 예산이 투입된 셈인데, 이는 예산 낭비와 운영의 효율성 부족에 대한 국민적 불만을 증폭시키고 있다.
곽규택 의원은 "공수처가 고위공직자의 범죄를 수사하고 기소하는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매년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그 성과는 사실상 1년에 1건꼴로 기소된다는 점에서 공수처 존립의 필요성을 냉정히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수사기관으로서의 효용성은 기소 사건 수로 평가될 수밖에 없는데, 공수처는 기소에 있어 매우 저조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공수처는 신설 초기부터 '이첩처'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2021년부터 2022년 3월까지 접수된 사건 중 86.6%인 2620건을 다른 수사기관에 이첩하며 실질적인 수사 성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공수처는 2022년 3월 '전건입건제'를 도입해 접수된 모든 사건을 입건해 처리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전건입건제 도입 이후에도 실질적인 수사 성과는 개선되지 않았다. 2024년 6월까지 공수처가 직접 처리한 사건 4648건 중 3분의 2가 넘는 3269건(70.3%)이 공람종결 처분으로 마무리됐으며, 1062건에 대해서는 사건번호를 부여해 정식으로 수사했지만, 이 중 97.9%인 1040건은 불기소 처분됐다. 이는 공수처가 수사한 대부분의 사건이 실질적인 기소로 이어지지 못하고 종결됐음을 의미한다.
곽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출범한 공수처의 성과가 사실상 저조한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부처가 수사기관으로서의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면, 존립의 필요성 자체를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수처의 존재는 창설 초기부터 논란의 대상이었다.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사기관으로서의 효용성이 부족하다면 공수처의 존립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곽규택 의원을 비롯한 다수의 비판적인 시각에서는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공수처가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면, 공수처가 오히려 세금 낭비의 상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향후 공수처의 실적과 수사 효율성에 대한 논의는 국정감사 및 국회 차원의 재검토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공수처가 창설 취지에 맞는 수사기관으로 거듭나지 않는 한, 그 존립 여부는 계속해서 논란의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아주경제=부산=박연진 기자 cosmos1800@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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