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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김정은이 암시한 헌법기조…핵위협하면서도 수세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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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방종합대학 연설에서 개정헌법 기조 시사

대남 핵 위협 속에서도 '우리를 건드리지 말라' 강조

전문가, 영토조항 신설로 도발성 긴장보다는 단절

노컷뉴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7일 창립 60주년을 맞이한 김정은국방종합대학을 축하방문하고 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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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7일부터 헌법 개정을 위한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하는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같은 날 국방종합대학 방문 연설을 통해 헌법 개정의 방향을 암시하는 언급을 했다.

김 위원장은 연설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국군의 날 기념사를 비난하며 "그 인간이 핵보유국의 문전에서 군사력의 압도적 대응을 운운"했다며 "'만약'이라는 가정 하에서 우리의 헌법은 우리 군에 엄격한 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적들이 우리 국가를 반대하는 무력사용을 기도한다면 공화국 무력은 모든 공격력을 주저 없이 사용할 것"이고 "여기에는 핵무기 사용이 배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말한 '헌법의 명령'은 현재 북한이 개정 중인 헌법의 내용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처럼 유사 시 핵사용을 위협하면서도 "우리는 솔직히 대한민국을 공격할 의사가 전혀 없다"며 "의식하는 것조차도 소름이 끼치고 그 인간들과는 마주서고 싶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전시기에는 우리가 그 무슨 남녘 해방이라는 소리도 많이 했고 무력통일이라는 말도 했지만 지금은 전혀 이에 관심이 없으며 두개 국가를 선언하면서부터는 더더욱 그 나라를 의식하지도 않는다"며 "그런데 문제는 시도 때도 없이 우리를 건드리고 있다는 것"이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반도에서의 '힘의 균형'을 위해 핵미사일 등 국방력을 무한대로 강화할 방침이지만 한국과는 상종하고 싶지 않다는 얘기이다.

노컷뉴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7일 창립 60주년을 맞이한 김정은국방종합대학을 축하방문하고 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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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건드리지 말라'는 것으로 요약되는 김정은의 발언은 헌법에 반영할 2국가 기조가 수세적인 성격도 포함할 가능성을 암시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 연설로 볼 때 북한이 영토조항을 신설해도 도발성 긴장이나 갈등을 제공하는 쪽보다는 차단이나 단절 쪽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있다"며 "대남 태도도 철저하게 선제적 공세성보다는 한국의 태도에 따라 비례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을 유지하면서 긴장 조성의 책임을 한국에 전가하는 방식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은은 이번 연설에서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장황하게 훈수를 뒀다.

"현명한 정치가라면 국가와 인민의 안전을 놓고 무모한 객기를 부릴 것이 아니라 핵 국가와는 대결과 대립보다는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게 상황 관리 쪽으로 더 힘을 넣고 고민할 것"이라며 "그것이 자국의 안전을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옳은 선택이고 유익한 처사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김정은의 말이다.

김 위원장은 "그렇게 하는 것이 바로 정치가로서의 노련함이고 능숙한 자질과 수완"이라면서 "대한민국이 안전하게 사는 방법은 우리가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게 하면 되는 것"으로 "방법이 이렇게 간단하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에서는 핵 무력을 애써 강조하고 유사시 핵사용을 위협하지만 이중적으로 한반도에서의 '힘의 균형'의 파괴와 그 파장을 우려하며 한미동맹을 향해 '상황 관리'를 촉구하는 불안감도 읽힌다.

임을출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윤석열 정부에 대해 자신들을 시도 때도 없이 자극하지 말고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상황관리에 집중하라는 대남 메시지는 극도의 피 포위의식을 포함해 비자발적인 핵전쟁 연루가 불러올 체제위기 의식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이날로 예고한 최고인민회의에 대해서는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회의가 하루 이상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중요의제인 헌법 개정을 논의하는 만큼 일정이 더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도 26일과 27일 이틀 동안 개최하고 그 다음날인 28일에 소식을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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