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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진화하는 '연두색 번호판' 회피..김은혜 "탈세 상당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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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지적
비싼 법인차, 연두색 번호판 회피 잇따라
1대당 탈세의심액만 2200만원 이상 되기도


파이낸셜뉴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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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값비싼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달지 않기 위한 회피 수법이 더 진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운계약서용 할인 판매 근거 조작에 자동차보험 가입자 바꿔치기 수법 등 여러가지가 활용되는 가운데 고가 수입 법인차 한대에 대한 탈세의심액만 2200만원 이상에 달하는 등 이에 따른 탈세규모를 가늠하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8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연두색 번호판을 피하기 위한 각종 수법과 이 수법들로 인한 탈세의심 정황도 발견됐다.

올해 상반기(1~6월) 등록된 법인차 중 수입차 수는 4만7242대로 집계됐는데, 이중 일반소비자 가격 8000만원 이상 승용·승합차는 1만8898대다.

이 가운데 차량가액을 8000만원 이하로 일반 소비자가격보다 낮게 신고해 연두색 번호판을 달지 않은 차량 수는 6290대에 달한다.

김은혜 의원은 "구입가격 축소 신고로 인한 취득세·등록세·개별소비세 등 탈세 규모도 상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예로 A법인이 취득가 5690만9091원으로 신고한 BMW 'M8 쿠페 컴페티션'은 차량판매사이트에 2억4940만원으로 안내돼 있다.

기본가에 차량을 구매했을 경우 내야 할 취득세·등록세·개별소비세 등 세금 추산액은 3008만3000원이지만, 구매가액을 낮게 신고한 A법인의 세금 추산액은 762만5817원이다. 2200여만원의 세금을 덜 낸 셈이다.

현행법상 자동차 등록을 '신고제'로 하고 있어 이같은 꼼수등록과 탈세가 가능할 것이란 지적이다. 법인을 포함해 차량 구매자는 차를 등록할 때 제조사가 만들어 발급한 차량제작증에 적힌 '자동차 출고(취득) 가격'을 '신고'하면 그대로 반영된다.

특히 연두색 번호판 회피를 위한 수법도 더 진화하고 있다. 일부 수입차업체가 차량의 주민등록증 역할을 하는 '차대번호'까지 변경해 다운계약서용 할인판매의 근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의혹이다.

문제는 '자동차 차대번호 등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라 생산연도를 임의로 표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A법인의 'M8 쿠페 컴페티션' 차량의 경우 신규등록 차량이지만, 국토부에 등록된 모델연도는 2020년이다.

최근엔 자동차보험 가입자를 바꿔치기하는 방식도 나타났다. 차량 등록 시 차대번호로 가입된 개인보험 가입증명서를 제출해 개인차량인 것처럼 속여 일반 번호판을 발급받고, 법인 명의로 변경하는 수법이다.

B딜러사는 "최근 다운계약서 단속이 많아졌고, 처벌이 만만치 않다"며 "차량가액이 다운계약서를 쓰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금액의 경우 차량을 개인등록으로 일반번호판을 받고, 법인보험으로 변경하는 방식으로 출고한다"고 권유했다. 차량등록시 보험가입여부만 확인하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이같이 제도의 허점을 악용하는 사례가 속속 나타나며 원래 취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은혜 의원은 "차량 가액을 불러주는 대로 인정하는 제도의 허점을 악용한 신종 범죄가 횡행하고 있다"면서 "객관적인 차량 가액을 기준으로 꼼수 등록을 막고 세원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차량 등록 시스템 재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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