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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삼성전자 ‘패는’ 외국인, 방산주는 10월에도 계속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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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를 연일 팔아치우는 대신 방산주(株)를 폭풍 매수하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격화하는 지정학 리스크가 외국인의 방산 업종 투자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외국인은 특히 방산 업종 대장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가장 많이 사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방산 기업의 수출 기회가 확대될 거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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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UGV 아리온스맷.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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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들어 8일까지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중 4곳(40%)이 방산기업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외국인이 사들인 전체 종목 중 순매수 1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다. 외국인 투자자는 10월 4거래일 동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약 89만주(2960억원어치)를 샀다.

지난달 30일 외국인 투자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550억원가량 순매도했다. 그러나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직후인 이달 2일 520억원 순매수로 돌아섰고, 그 뒤로도 계속해서 이 회사 주식을 사모으고 있다.

외국인의 ‘사자’에 힘입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거래를 재개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8일까지 5거래일 동안 주가가 25.7%나 올랐다. 7일엔 장중 36만1500원을 찍었고, 8일엔 36만45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이틀 연속 1년 내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8월 29일부터 9월 26일까지 인적 분할에 따른 매매거래 정지 기간을 거쳐 9월 27일부터 거래를 재개했다.

10월 들어 외국인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다음으로 많이 산 방산주는 총알과 포탄을 제조하는 풍산이다. 순매수 상위 10개 중에선 7위다. 외국인은 8일까지 풍산 63만주(42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풍산 역시 지난달 30일 외국인이 60억원어치를 팔아치웠지만, 중동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된 이후 첫 거래일인 이달 2일 60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풍산 주가는 10월 들어 6.9% 상승했다.

현대로템과 LIG넥스원이 각각 순매수 상위 8, 9위에 올랐다. 외국인은 현대로템을 약 39억원(67만주) 순매수했다. 현대로템은 이달에만 13.4% 상승했다. 7일에는 6만원을 찍으며 1년 내 최고가를 다시 쓰기도 했다. 또 외국인은 LIG넥스원을 38억원어치(16만주) 사들였다. LIG넥스원은 지난달 20일 이라크와 3조7000억원 규모의 천궁-Ⅱ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미 한 차례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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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의 날 시가행진이 열린 10월 1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중거리지대공유도무기 천궁이 광화문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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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의 K-방산주 수집은 최근 한국 증시에서 자금을 빼고 있는 과정에서 이뤄지고 있어 눈에 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5240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대장주 삼성전자를 1조2210억원어치 팔았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6만1500원에서 6만300원으로 떨어지며 간신히 6만원선을 지켰다. 7월 고점 대비로 보면 30%가량 하락한 상태다. 이달 7일엔 실적 부진 우려 등이 선반영되며 장중 5만원대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방산주의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꾸준한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방산업체들이 해외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아 연이은 수주 낭보를 전하고 있어서다. 배성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유럽은 군비 증강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중동 지역과 남중국해 지역에서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 국내 방산 기업의 꾸준한 수출 기회 확대가 예상된다”고 했다.

11월에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 역시 방산주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前)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모두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주요 국가의 방위비 분담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누가 당선되든 불확실성이 가장 낮은 업종으로 꼽히는 분야가 방산”이라며 “세계적으로 방산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라 국내 방산 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했다.

정민하 기자(m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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