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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의료공백에 간호사 업무 넓혔지만…"30%는 범위 모호해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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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사업 미참여 기관 많아 여전히 보호 어려워

일부 간호사들 "시범사업 업무 범위 너무 넓어"

아시아투데이

서울의 한 대형 병원에서 간호사들이 걸어가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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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이서연 기자 = 정부가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시행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현장에서는 지침이 잘 지켜지지 않을뿐더러 시범사업 미참여 기관이 많아 간호사들이 여전히 보호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강선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한간호협회(간협)로부터 받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간호사의 30%가량은 아직도 모호한 업무 범위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협은 지난달 소속 간호사 650명(전담간호사 336명·일반간호사 289명·전문간호사 25명)을 상대로 업무 관련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대상자 중 40.5%(263명)는 시범사업 참여 기관 소속이었고 21.7%(141명)는 미참여 기관 소속이었다. '참여 여부를 모른다'고 답한 이들은 37.8%(246명)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의 65.2%(424명)는 '역할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중 절반가량인 206명이 '어려움의 이유로 업무 책임 소재 불분명으로 인한 불안감'을 들었다.

응답자들은 "업무 범위가 모호하고 교육 체계가 없어 환자 안전사고나 의료사고 시의 책임에 대해 불안하다"고 답했다.

66명은 '승진 및 발전에서의 한계'를 역할 수행 어려움 이유로 꼽았다. 이들은 진료 지원 업무 전담 경험을 가진 관리자가 드물고 진료 지원 인력이 간호부 승진 체계에서 암암리에 배제된다고 호소했다.

이밖에 '간호사가 전공의 업무를 하는 것에 대한 환자와 보호자의 부정적 반응'을 꼽은 이들이 33명, '전공의 복귀 시 언제든 부서가 바뀔 수 있다는 불안감'을 꼽은 이들이 31명이었다.

설문 참여자 중 64.0%(416명)는 무분별한 업무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416명 중 162명은 '직무 기술서 없이 인턴·전공의·간호사 업무를 무분별하게 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105명은 '무분별한 업무와 기타 잡무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20명은 임상연구 보조, 누락된 진료기록 작성 등 부당한 업무를 강요받고 있다고 했고, 19명은 의사 등과 갈등으로 업무가 어렵다고 답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월 의대 증원에 따른 전공의 사직으로 의료 공백이 발생하자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공백이 생긴 대부분의 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의사 업무를 강제로 떠맡고 있다는 호소에 따른 것이다. 시범사업을 통해 간호사들이 의사의 업무 일부를 분담하되 이를 법적으로 보호해 주고, 협의된 업무 외 다른 일은 전가할 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간호사들은 업무 범위를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게 한 것에 대해 "현 정부의 시범사업 업무 범위는 너무 넓고 위험한 일까지 포함한다"며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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