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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의사 업무 일부 대신하지만…간호사 30% “범위 모호해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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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휴일인 9일 서울 한 대형병원 응급실에 시민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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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의료공백에 대처하기 위해 간호사가 의사의 일부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는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시행 중인 가운데 간호사의 30%는 아직 모호한 업무 범위 때문에 불안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선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한간호사협회에서 받은 간호사 업무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에 참여한 간호사 650명 가운데 424명(65.2%)은 ‘역할 수행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어려운 이유로는 ‘업무 책임 소재 불분명으로 인한 불안감’을 꼽은 응답자가 206명(48.6%)으로 가장 많았다. 모호한 업무 범위 및 교육체계 부재로 의료사고 발생 우려가 있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불안이다. 응답자의 66명(15.6%)은 ‘승진 및 발전에서 한계’를 들었다. 이들은 진료지원(PA) 업무 전담 경험을 가진 간호 관리자가 드물고, 간호부 승진체계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이 외에 ‘기존 전공의 업무 일부를 간호사가 수행하는 것에 대한 환자·보호자의 부정적 반응’을 꼽은 응답자가 33명(7.8%), ‘전공의 복귀 시 언제든 부서이동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든 응답자가 31명(7.3%)이었다.



업무의 어려움을 묻는 항목에서도 응답자 가운데 416명(64%)이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주된 이유를 보면 ‘인턴, 전공의, 간호사의 업무가 무분별하게 부과’ 162명(38.9%), ‘무분별한 업무와 잡무 등이 주어져 업무 과중’ 105명(25.2%), ‘업무 난도 상승’ 37명(8.9%) 등이다.



기타 의견으로 “몇몇 교수는 PA 간호사가 있으니 (병원이) 수가를 올리려고 무분별하게 환자를 입원시키고 제대로 된 치료도 안 하는 모습을 보인다”, “시간 외 근무를 하더라도 간호부 소속으로 적합한 사유를 작성할 수 없어 초과수당을 받을 수 없다” 등이 있었다.



강선우 의원은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 공백을 메우고 있는 간호사들의 번아웃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부가 의료현장의 실태를 파악하고 간호사 근무 여건 개선에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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