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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헤즈볼라 “조건 없는 휴전” 입장 선회…미·이란도 물밑 협상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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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가자 휴전’ 미언급…레바논 정부 압박 작용한 듯

이스라엘은 “우리 조건 우선” 전선 강화, 휴전 성사 불투명

네타냐후, 바이든과 대이란 보복 논의 통화…시기·수위 촉각

경향신문

공습 부상자 치료하는 레바논 의료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HLG병원 화상전문 의료진이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화상을 입은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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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과 가자지구 휴전 협상을 둘러싸고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주변 당사국의 태도 변화가 감지됐다. 헤즈볼라는 레바논 휴전의 선결 조건으로 가자지구 휴전을 언급하지 않았으며, 미국과 아랍 국가들은 모든 전선의 휴전을 위해 이란과 물밑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움직임이 휴전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헤즈볼라 2인자 나임 카셈은 연설에서 “전제 조건 없이 휴전하려는 레바논 정부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가자 전쟁 발발 이래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공격을 멈추는 조건으로 가자지구 휴전을 요구해왔는데, 처음으로 이를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카셈은 “국회의장이 휴전을 위해 벌이는 정치 활동을 지지한다”며 조건 없는 휴전 논의로 입장을 선회했음을 시사했다. 다만 “헤즈볼라는 하마스와 팔레스타인에 계속해서 연대한다”고 덧붙였다. 휴전 협상에 참여 중인 헤즈볼라 간부들도 가자지구와 무관하게 레바논 휴전을 논의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날 발언은 휴전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돼 국제유가가 급락하는 반향을 일으켰다. 헤즈볼라가 입장을 바꾼 데에는 레바논 국내 정치로부터의 압박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레바논 정부 관계자는 “일부 정치인, 특히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주민들이 대량 이주한 지역구 의원들이 헤즈볼라의 전쟁 태도에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우리의 운명을 가자지구의 운명에 묶지 않겠다”고도 했다.

미국과 아랍 국가들이 중동 지역 모든 전선의 휴전을 위해 이란과 비밀 회담을 시작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채널12 등은 이스라엘 역시 이에 대한 내용을 전달받았으나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채널12는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인질 석방 이후에도 계속 싸우고자 하고, 하마스는 이스라엘군 철수를 매번 요구하기 때문에 다른 전선보다 가자지구 협상이 더 복잡하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주변 움직임이 휴전 성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군사적 우위를 점했다고 판단한 이스라엘이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지가 관건이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전선에 지상군 병력을 증강하고 공세를 강화했으며, 가자지구에서도 연일 작전을 지속 중이다. 한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는 “휴전은 우리의 조건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며 “여기에는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 리타니강 너머로 철수하고 국경 근처에 있는 모든 헤즈볼라 군사 시설을 해체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채널12에 밝혔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9일 이스라엘의 대이란 보복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전화 통화를 할 예정이라고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대이란 보복 수위와 시점에 관심이 쏠린 상황인 만큼, 이스라엘이 결단을 내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앞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미 국방부 방문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한 후에 갈란트 장관의 방미 가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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