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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기후환경 리포트] 화석연료 문명 곧 붕괴 시작, 물 폭주로 국경도 무너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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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이 시작된 나라 영국의 마지막 석탄 화력발전소가 지난달 말 폐쇄됐습니다.

리프킨은 지금의 화석연료 문명의 종말이 이르면 2030년을 전후해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 시기는 이르면 4년 뒤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제러미 리프킨]
"2028년에서 2032년 무렵이라고 말했습니다. 국제 에너지 기구도 동의합니다."

국제 에너지 기구 IEA는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석탄과 석유, 천연가스가 모두 2030년 이전에 역사적인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전 세계 에너지 위기가 오히려 화석연료 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재생 에너지의 급속한 확산 덕분입니다.

IEA는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새로 추가되는 전력의 80%는 재생 에너지가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제러미 리프킨]
"2019년 태양광과 풍력의 발전 비용은 다른 모든 에너지보다 저렴해졌습니다. 원자력, 석탄, 석유, 천연가스보다 훨씬 쌉니다."

석기 시대는 돌이 부족해서 끝난 게 아니라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지금도 우리나라는 OECD 38개국 중에서 재생 에너지 비중이 최하위입니다.

리프킨은 한국의 기업들은 값싼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는 경쟁국에 뒤처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합니다.

[제러미 리프킨]
"한국에 중요한 순간입니다. SK, 삼성, 현대는 정말 좋은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화석 연료 때문에 곤경에 처해 있습니다."

재생 에너지보다 원전에 기대가 큰 한국의 정책은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불리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제러미 리프킨]
"왜 가장 비싼 에너지로 가려고 합니까? 원자력은 석탄, 석유, 천연가스 중에서 가장 비쌉니다."

세계는 탄소 순 배출량 제로를 향해 급속히 움직이고 있고, 한국은 서둘러 재생 에너지를 늘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한국은 국토가 좁아 재생 에너지가 충분치 않다는 우려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제러미 리프킨]
"어디서 그런 생각이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한국에 충분한 태양과 바람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세계가 빠르게 재생 에너지로 전환하고 있는 이유는 기후변화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리프킨은 공상과학 소설이 지구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제러미 리프킨]
"예상보다 (지구가)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80억 인류가 매일 일어나서 하늘에서 거대한 대기의 강을 경험하고 여름에는 지구 전역에서 가뭄과 폭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는 기후변화입니다."

리프킨은 기후 위기의 핵심은 물순환의 변화라고 말합니다.

[제러미 리프킨]
"온실가스 배출로 지구의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대기는 바다와 강 등으로부터 7%의 비를 더 빨아들입니다."

물의 순환이 격렬해지면서 폭우와 가뭄의 강도가 강해지고, 지구상의 물 분포도 달라지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리프킨은 물의 변화로 초래되는 재난 중 식량 위기보다 중요한 건 없다고 말합니다.

세계의 곡창 지대가 잇달아 위기에 빠지면 세계적인 식량난이 발생할 것이며, 거대한 난민 물결이 지구를 뒤덮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제러미 리프킨]
"세계기상기구는 앞으로 30년간 전 세계가 너무 많은 홍수나 가뭄으로 필사적인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1970년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80%를 넘었지만, 지금은 20%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빵과 면의 원료인 밀 자급률은 0.7%입니다.

곡물의 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이 가장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입니다.

코로나19때 돈이 있어도 백신과 치료제를 구할 수 없었던 위기를 떠올려야 합니다.

리프킨은 기후 난민은 이미 출현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제러미 리프킨]
"사람들이 유럽으로 가기 위해 지중해를 건너다 죽어가고 있습니다. 중남미에서는 멕시코에서 미국과 캐나다로 가려다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기후 난민의 물결은 아열대 지역에서 북쪽을 향할 것이며, 사람들이 그어놓은 일부 국경선은 의미를 잃게 될 거라고 말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일부 국가는 붕괴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제러미 리프킨]
"국경을 봉쇄해도 소용없을 겁니다. 사람들은 어떻게든 (국경을) 넘어 이동할 겁니다."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힘든 이런 상황은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될 것이며, 세계는 지금부터 그런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제러미 리프킨]
"기후 여권과 기후 구역, 난민촌이 아니라 임시 도시가 필요합니다."

이런 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리프킨은 다가오는 시대에 필요한 건 중앙 집중형이 아니라 분산형 시스템이라고 말합니다.

통신, 전력, 운송 그리고 수자원 시설도 분산형으로 바꿔야 한 곳이 무너져도 다른 곳은 버틸 수 있다고 말합니다.

리프킨은 한국에서도 대규모 댐보다는 다수의 빗물 저장 시설이 더 필요할 거라고 조언했습니다.

[제러미 리프킨]
"한국과 아시아에 수백만, 수천만 개의 물 마이크로 그리드를 구축해야 합니다."

리프킨은 지금까지 우리가 의존해 왔던 위기 대처 방안은 통하지 않을 거라고 말합니다.

[제러미 리프킨]
"우리가 사용해 온 방식이 위기를 초래했습니다. 우리가 과학을 대하는 방식, 우리가 자연과 관계를 맺는 방식, 우리가 자녀를 교육하는 방식, 우리가 만든 경제 시스템이 위기를 만들었습니다."

리프킨은 자신의 주장이 공상과학 소설처럼 들린다면 아직도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거라고 말했습니다.

기후환경리포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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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인아 기자(innah@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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