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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사업성 높아 정비속도 빨라···강남구만 5년새 1만명 신규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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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강남집중 리포트]

<1> 인구증가 트리거 된 재건축

용적률 100%대 저층단지 다수

대지 지분 높아 일반 분양 많아

서초구도 5년간 입주물량 1만가구

잠실주공5는 억단위 환급금 기대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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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개발의 시작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전까지 서울은 강북 종로 근방이 전부였는데 폭발적 인구 유입으로 도시 슬럼화가 우려되자 ‘영동 1·2지구 신시가지개발계획’ ‘잠실종합개발계획’ 등이 시행되며 천지개벽을 위한 닻을 올렸다. 뒤이어 명문 고등학교 및 관공서 등이 강남으로 이전되고 1980년대 개포지구 등 대규모 택지 개발로 대단지 주택이 들어서면서 도시의 틀을 갖추게 됐다.

50년 역사가 넘는 강남 개발 붐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준공된 지 30~40년이 된 아파트들의 재건축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인구를 빨아들이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며 강남구의 2020년 초 인구는 54만 5900여 명을 기록한 뒤 올해 9월 현재 55만 8500명이 넘는다. 서울 인구가 경기도로 대거 빠져나가는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정비사업을 통해 기존 주택 물량보다 많은 아파트를 건설하는 것이 결국 강남권 인구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강남구, 2020년 이후 정비사업으로 인한 일반 분양 물량만 3853가구…3인 가족 기준 1만 1559명 인구 추가 유입

10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강남구의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20년 이후 올 9월 현재까지 최근 5년간 1만 6535가구에 달했다. 이 같은 입주 물량 규모는 서울 전체 25개 자치구 중 두 번째다. 이 기간 강남구에서는 △디에이치자이개포(2021년 7월 입주, 1996가구) △개포자이프레지던스(2023년 2월 입주, 3375가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2023년 11월 입주, 6702가구) 등 총 10개 재건축 단지들이 입주를 진행했다.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3853가구다. 3인 가구를 기준으로 하면 1만 1559명이 새로 유입된 것으로 이는 같은 기간 강남구 인구 증가 규모와 맞먹는다.

서초구의 경우 같은 기간 정비사업으로 인한 입주 물량은 1만 193가구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4위를 차지했다. △반포센트럴자이(2020년 4월 입주, 757가구)와 △래미안리더스원(2020년 10월 입주, 1317가구) △서초그랑자이(2021년 6월 입주, 1446가구) △방배그랑자이(2021년 7월 입주, 758가구) △래미안원베일리(2023년 8월 입주, 2990가구) 등 13개 재건축 단지들이 입주를 마쳤다. 이들 단지에서 나온 일반분양 물량은 1896가구로 서초구 인구 유입에서 상당수 비중을 차지했다.

이 밖에 송파구는 같은 기간 △e편한세상송파파크센트럴(2020년 6월 입주, 1199가구) △송파시그니처롯데캐슬(2022년 1월 입주, 1945가구)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2024년 9월 입주, 1265가구) 등을 통해 4511가구가 입주했다. 최근 5년간 서울 강남 3구의 재건축·재개발로 인한 총 입주 물량은 3만 1239가구로 서울 전체(11만 7365가구)의 약 30%를 차지한다.



높은 미래 가치가 재건축 활성화 이끌어···“인구 유입 촉매제 역할”


강남 3구의 정비사업 입주 물량이 많은 것은 사업성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남 3구에는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반포나 잠실, 개포동을 중심으로 용적률이 100% 초중반대로 낮은 저층 재건축 단지들이 많이 지어졌다. 서울 3종 일반주거지역의 경우 재건축 시 300% 수준까지 용적률을 높일 수 있는데 기존 용적률이 낮으면 층수를 더 높이고 일반분양 물량을 늘릴 수 있어 사업성이 더 개선된다.

또 강남 3구의 재건축 단지는 대지 지분율이 높은 편이다. 대지 지분율은 대지 지분을 전용면적으로 나눈 비율이다. 대지 지분이 높으면 여유 있는 땅이 많다는 의미로 더 많은 가구를 지을 수 있고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 주민 분담금을 낮출 수 있다. 실제로 개포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로 재건축된 옛 개포주공 1단지 전용 44㎡의 대지 지분율은 156%에 달해 서울 최고 수준이었다. 보통 서울에서 500가구 이상 일반분양 물량이 나오는 아파트가 흔치 않은데 이 단지는 2020년 분양될 당시 일반에 공급된 물량이 1235가구나 됐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강남 재건축 단지는 설사 억 단위의 분담금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입지가 좋아 미래 가치기 높기 때문에 전국에서 제일 사업성이 높다”며 “사업성이 좋으면 조합원들이 적극적이고 정비사업 진행 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인구 유입의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업성 악화로 강북 재건축은 중단···재건축 활성화가 인구 유입 트리거


최근 몇 년 사이 공사비가 급등한 점을 고려하면 강남권 재건축의 사업성이 예전만큼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단지는 분담금을 내지 않고 오히려 환급금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남권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3930가구)’는 분양을 통해 거둬들인 수입으로 공사비를 충당하고도 조합원에게 환급까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대지 지분이 적어 조합원당 추가 분담금을 5억 원이나 부담해야 해 사업이 중단된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840가구)’와 대조된다. 잠실주공5단지 인근 A중개업소 관계자는 “1800여 가구가 분양되면 잠실동 인구가 대략 수천~1만 명이 증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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