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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단독] 용산 어린이정원 입찰 탈락업체 “제안서 특정업체 유리하게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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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지난해 5월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개방 행사에 아이들 손을 잡고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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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대행 업체 ‘올댓아이엠씨’가 총 100억원대 규모의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관리용역을 연이어 수의계약으로 따내 특혜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2022년 첫 입찰에 참여했다가 탈락한 경쟁 업체가 “실수로 잘못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가 입찰서만 내고 제안서를 내지 않아 탈락하면서 올댓아이엠씨는 수의계약으로 용역을 진행할 수 있었다.



2022년 8월19일 공고된 ‘반환부지 임시개방 관리운영 대행용역’ 계약에 뛰어들었다가 자료 미제출로 탈락한 부산 소재의 시설관리 업체 ㄱ사 관계자는 10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해당 입찰은 행사 기획 등이 포함된) 제안서를 내도록 되어 있고 특정 업체에 유리하게 나오는 걸로 보이는데, 사장님이 실수로 잘못 지원했다. 당시 저희가 제안서 제출을 안 했다”고 밝혔다.



단 2개 업체만 참여한 입찰에서 ㄱ사가 탈락하자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엘에이치)는 재공고 절차 없이 2022년 9월26일 올댓아이엠씨와 계약액 18억7천만원에 수의계약을 맺었다. 당시 용역은 ‘관리 운영’이란 이름을 달았지만, 실제론 행사 기획 등 일반적인 관리 업체가 하지 않는 과업까지 요구했다. ㄱ사의 설명은 관리 업체가 짧은 시간에 이 조건을 충족할 제안서를 만들긴 쉽지 않아 특정 업체에 유리한 공고로 보인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당시 올댓아이엠씨는 대학생 대상 행사업을 운영해온 업체로 시설물 관리 이력은 전혀 없었다. 다만 이 용역 입찰 공고문은 ‘시설경비업 등록’을 참여 자격으로 내세웠는데, 올댓아이엠씨는 용역 공고가 올라오기 하루 전 건물관리업과 시설관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해 등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댓아이엠씨의 신아무개 대표가 2016년까지 국민대 경영대학원에서 리더십과 코칭 엠비에이(MBA) 과정을 다녔는데, 김 여사가 국민대 겸임교수로 재직한 시기와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는 2008년 국민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2014년 3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이 대학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겸임교수로 재직했다. 시설관리 경력이 전혀 없는 업체가 수의계약으로 수십억원대 사업을 따낸 배경에 ‘김 여사와의 학연’이 작용한 게 아니냐고 지적한 것이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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