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1 (금)

티웨이항공도 경영권 분쟁 격화하나[시그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대주주 소노, 예림당과 지분 3.2%P 차이

항공사 인수로 해외 호텔과 시너지 강화

고객 돈인 상조 선수금 500억 빌려 논란

예림당, 자사주 취득 후 소각 카드 꺼낼까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0일 15:51 자본시장 나침반 '시그널(Signal)' 에 표출됐습니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091810)의 최대주주 예림당(036000)과 2대주주인 대명소노그룹 계열 호텔·리조트 운영사 소노인터내셔널(옛 대명호텔앤리조트) 간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예림당은 기존 2대주주였던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에 콜옵션(주식을 매수할 권리)을 행사하지 않은 것이 고스란히 부메랑을 맞게 됐다. 다만 소노인터내셔널의 경우 상조 계열사로부터 500억 원을 빌리는 등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예림당이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처럼 차입금을 마련해 자사주를 취득한 뒤 소각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 9월 기준 티웨이항공 최대주주인 예림당 측(29.97%)과 대명소노그룹(26.77%)의 지분 격차는 단 3.20%포인트에 그친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올 6월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보통주 3209만 1467주(14.90%)를 주당 3290원에 매수했다. 이어 콜옵션을 행사해 계열사 대명소노시즌이 708억 원을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주고 JKL로부터 잔여 지분 11.87%를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소노인터내셔널은 상조 계열사인 대명스테이션으로부터 500억 원을 차입하기도 했다. 고객 돈인 상조업 선수금을 빌려 항공사 인수를 추진한 셈이다.

출판사인 예림당은 예림당과 나성훈 티웨이홀딩스(004870) 부회장 등이 티웨이홀딩스 지분 46.91%를 보유하고 있는데 티웨이홀딩스는 특수관계인들과 함께 티웨이항공 지분 29.97%를 갖고 있다. 예림당은 올해 초 JKL에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최대주주 지위를 위협받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차지하려는 목적은 항공사와 해외 리조트 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서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올 4월 한진그룹의 하와이 와이키키 리조트와 미국·프랑스 호텔 등을 연이어 인수했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라 유럽 4개 노선을 이관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 수요와 맞물려 해외 항공권 물량을 확보하면 패키지 등 다양한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며 “오랜 기간 항공업 진출을 준비해온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은 ‘2대 주주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공개매수를 검토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장내 지분 매입이 유력하다. 다만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아 대명스테이션이 또다시 자금 조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를 방어하려는 예림당 역시 JKL의 콜옵션을 마다했을 정도로 자금 여력이 떨어진다. 일부 프라이빗에쿼티(PE)에서 백기사로 나서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풋옵션 조건 등이 부담스러워 거절했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 공개매수 사례가 법원에서 허용된다면 똑같은 방식으로 경영권 방어에 나설 수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타깃으로 이사회 장악에 본격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티웨이항공 현 등기임원 7명 중 4명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서다. 이사회는 최대 12명 이내로 구성할 수 있도록 정관이 돼 있어 사외이사 추가 선임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티웨이항공 주가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전 거래일보다 17.81% 오른 3770원에 장을 마쳤다. 티웨이홀딩스(29.96%), 대명소노시즌(29.99%), 예림당(29.95%)도 상한가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이충희 기자 midsun@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