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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OLED·전장 부품 전문 ‘35년 LG 협력사’ [IPO 기업 대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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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탑런토탈솔루션


전자부품 제조업체 탑런토탈솔루션이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탄탄한 실적은 물론, LG그룹과 35년 동안 이어지는 인연이 시장 관심을 끈다.

매경이코노미

탑런토탈솔루션의 완제품이 장착된 차량 내 디스플레이. 자동차 운전석 계기판과 중앙정보표시디스플레이(CID), 보조석디스플레이(CDD) 등이 통합된 일체형 대화면에 탑런토탈솔루션의 주력 제품 중 하나인 백라이트유닛(BLU)이 들어간다. (탑런토탈솔루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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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업이익 79% ‘쑥’

베트남법인 성과 돋보여

탑런토탈솔루션은 지난 2004년 설립된 전장 디스플레이·OLED 부품 전문 제조업체다. 1989년 설립된 동양산업이 이 회사 모태다. 사출, 회로, 정밀·광학, 금형 사업으로 시작해 전장 부품 제조로 영역을 확장했다. 2020년 전장 사업에 진출한 뒤 차량용 전장 디스플레이와 모바일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P-OLED) 등 부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 계열사다. 1989년부터 35년간 LG그룹과 끈끈한 협력 관계가 투자자 눈길을 끈다. 창업주인 박용해 탑런토탈솔루션 회장은 LG전자 협력사 모임인 ‘협력회’ 회장을 20여년간 맡았다. 박 회장 아들인 박영근 탑런토탈솔루션 대표 역시 LG디스플레이에서 근무했으며, LG디스플레이 협력회 회장과 LG전자 전장(VS)사업본부 협력회 회장을 역임 중이다. LG그룹과 30년 넘게 호흡을 맞추며, LG그룹의 글로벌 생산기지가 있는 7개 국가에 동반 진출했다. 덕분에 중국 난징·광저우, 폴란드, 멕시코, 베트남 하이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췄다.

글로벌 진출은 회사의 고성장을 이끌었다. 탑런토탈솔루션은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 5139억원과 영업이익 29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7% 올랐으며, 영업이익은 무려 7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35억원에서 226억원으로 늘었다.

고성장의 배경은 해외 실적 개선이다. 특히 지난해 베트남법인 성과가 돋보인다. 지난해 베트남법인 매출은 1619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전체 매출의 32%를 차지할 만큼 베트남법인은 회사 실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회사는 지난해 이뤄진 베트남법인 투자가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한다. 탑런토탈솔루션은 지난해 KB증권 PE사업본부와 연합자산관리(유암코)에서 2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조달한 자금을 베트남 공장과 생산 설비에 투입한 것. 그 결과 지난해 8월 베트남 공장에서 P-OLED 첫 생산 가동을 시작했고, 이는 베트남법인과 회사 전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 기업과 협력도 지난해 실적을 개선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탑런토탈솔루션은 지난 2022년부터 해당 기업 부품 생산을 맡았으며, 지난해에는 물량 공급이 크게 확대됐다. 회사는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다수 기업과 협력을 늘리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술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회사 노력도 주목할 만하다. 탑런토탈솔루션은 제품의 품질과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매일 목표를 세워 관리하며, 연구개발(R&D)에 매진하고 있다. 덕분에 7건이 넘는 특허를 따냈다. 수주와 제품 설계부터 생산·공급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가치사슬)도 회사의 강점이다. 자체 구축한 최첨단 자동화 설비로 생산 효율성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시장 친화적 공모 구조 ‘눈길’

높은 LG 매출 의존도 ‘과제’

탑런토탈솔루션의 이번 기업공개(IPO)에서는 시장 친화적인 공모 구조가 주목받는다.

탑런토탈솔루션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총 250만주를 전량 신주로 공모하며, 약 300억~35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회사가 제시한 공모가 희망범위는 1만2000~1만4000원. 이를 기준으로 한 예상 시가총액은 2351억~2743억원 수준이다. 오는 10월 14~18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같은 달 23~24일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이다.

증권신고서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250만주 전량 신주 모집이라는 점에서 투자자 호평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구주매출은 회사로 자금이 흘러 들어가지 않고 기존 주주에게 돌아간다는 점에서 투자자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준다. 반면 100% 신주 발행 구조는 투자자 입장에서 공모자금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IPO를 통해 조달한 공모자금으로 회사 성장을 위한 투자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회사가 제시한 기업가치도 적당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탑런토탈솔루션은 기업가치 산정을 위한 비교기업으로 매출 규모와 사업 구조가 유사한 디스플레이테크·코텍·토비스 등 3곳을 선정했다. 이들 3곳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15.94배를 올해 2분기 기준 과거 12개월 순이익(276억원)에 적용해 기업가치를 제시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할인율이다. 탑런토탈솔루션은 기업가치 산정 과정에서 할인율 37.8~46.7%를 적용했다. 최근 1년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 평균 할인율인 22.9~32.8%보다 상·하단 모두 높은 수준이다.

상장 후 주가에 대한 회사의 자신감이 담긴 결정이다. 탑런토탈솔루션 관계자는 “할인율을 어느 정도 선에서 정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주관사와 논의 끝에 기업가치는 상장 후 시장에서 인정받겠다는 회사의 의견이 전적으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할인율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회사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투자자 초점이 맞춰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LG로 향하는 매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탑런토탈솔루션이 직면한 과제로 꼽힌다. 이 같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탑런토탈솔루션은 R&D 강화를 통한 자체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술력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갖춘 인재를 확보해 글로벌 기업과 거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인터뷰 | 박영근 탑런토탈솔루션 대표
“글로벌 거래처 확대…소재·장비 사업 확장”
박영근 탑런토탈솔루션 대표(48)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국내 유수 대기업을 거치며 경력을 쌓았다. 졸업 직후인 2003년부터 삼성전자 재무팀에서 근무했으며, 이듬해에는 LG디스플레이로 회사를 옮겨 영업을 담당했다. 이후 2008년 탑런토탈솔루션에 합류해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매경이코노미

박영근 탑런토탈솔루션 대표


Q. 삼성과 LG 근무 경험이 어떤 영향을 줬나.

A. 대학 졸업 후 첫 사회생활을 대한민국 대표 전자 기업 두 곳에서 했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큰 자산이 됐다. 체계적인 시스템과 커리큘럼이 갖춰진 내부 교육을 통해 기업가 정신부터 사업 프로세스까지 많은 것을 배우며 성장했다. 특히 LG디스플레이에서 영업 직무를 맡으며 글로벌 고객사와 협업한 경험은 현재 회사를 경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Q.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을 바라보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A. 과거 우리나라와 일본이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시장을 점령했다면, 이제는 그 자리를 중국이 차지했다. 그러나 부가가치가 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은 한국이 아직 점유율 1위를 점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 산학이 지원하고 협력한다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한국의 경쟁력은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Q. 공모자금은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

A. 신규 사업 추진에 필요한 기반을 마련하고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는 데 투입할 방침이다. 최근의 가파른 성장세를 잇기 위해서다. 특히 지속 성장하고 있는 OLED와 전장 디스플레이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R&D 조직을 확대하고, 소재와 장비 개발 사업도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다양한 기업과 소재·장비 개발을 위한 협력을 논의 중이다.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79호 (2024.10.09~2024.10.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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