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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폭언 듣던 경찰 뇌출혈로 쓰러졌는데…줄 잇는 소송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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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가를 위해 희생하거나 공헌한 사람들을 예우하고 지원하기 위해서 정부는 국가 유공자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선정 기준이 까다롭고 또 본인이나 유족이 심사 과정에서 하나하나 입증해야 하다 보니 매년 수백 건씩 소송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동균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5년 4월, 의정부의 한 지구대에 근무하던 고 차 모 경사는 주취폭행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습니다.

주취인에게 폭언을 듣던 차 경사는 두통을 호소하다 쓰러졌는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뇌출혈로 숨졌습니다.

의료진은 과도한 스트레스로 뇌출혈이 생겼다고 진단했지만, 보훈부는 국가 유공자로 인정해 달라는 유족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고 차 모 경사 유족 (국가 유공자) : 위험 직무 업무가 아니었다고요. 경찰이랑 소방은 칼이나 자동차에 치이지 않으면, 한국 안 살려 그랬죠. 이민 가려고 다 준비했었어요.]

유족들은 소송을 냈고, 3년 만에 유공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지난 2017년 군을 제대한 이 모 씨도 소음성 난청에 시달리다 보훈부에 국가 유공자를 신청했습니다.

사격 훈련이 원인이라는 전문의 진단이 있었지만 보훈부는 인정하지 않았고, 이 씨도 4년 소송 끝에 국가 유공자로 인정받았습니다.

[이 모 씨/국가 유공자 : 입증 책임이라는 게 온전히 본인한테 있거든요. 근데 군 생활만 열심히 하는 보통의 군인이 관련 자료를 다 준비하는 군인이 없거든요.]

최근 5년 동안 제기된 유공자 인정 소송은 1천200여 건, 매년 수백 건씩 소송이 이어지지만, 지난 10여 년 동안 소송을 통해 국가 유공을 인정받은 건 52건에 불과합니다.

자격이 되더라도 심사나 소송 과정에서 입증 책임이 본인과 유족에게 있다 보니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박상혁 의원/국회 정무위 : 전문적인 조사 기관을 만들어서 이런 구체적인 사례들을 현장에서 가서 조사할 수 있는 이런 방법들을 만드는 것이.]

보훈부는 유공자로 인정된 소송 사례를 새로운 심사 기준으로 활용하는 등 보훈 심사 기준을 보다 구체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원배·조창현·양현철, 영상편집 : 박기덕, 디자인 : 최재영)

서동균 기자 wind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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