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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바이든·네타냐후, 7주 만에 통화…대이란 보복 수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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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외교적 해법 강조했지만

이스라엘 “놀라운 공격” 예고

석유·핵시설 타격 여부 촉각

이스라엘의 대이란 보복 수위와 방식에 이목이 쏠린 시점에 미국과 이스라엘 정상이 오랜만에 전화로 직접 대화를 나눴다. 미국은 외교적 해법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스라엘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불확실하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이란 석유시설과 핵시설 공격은 위험이 너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화 통화로 중동 갈등 해법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보복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이 직접 통화한 건 약 7주 만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레바논과 이스라엘 피란민의 안전 귀환,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 석방 등을 위해 외교적 합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두 정상이 이란 보복 방안을 두고 어떠한 대화를 나눴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이스라엘에 이란 핵시설은 공격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어, 갈등 확산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피력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갈등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이란은 이날도 날 선 대립을 이어갔다. 두 정상의 통화 이후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9900부대를 방문해 이란에 대해 “치명적이고 놀라운 공격이 이루어질 것이다. 그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며 “누구든 우리를 공격하면 피해를 보고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 대변인 에브라힘 레자에이는 이날 CNN에 “가장 최근 공격에선 (이스라엘의) 군사시설만 표적으로 삼았지만 다른 공격 목표물이 있고, 공격할 능력도 있다”면서 해외 이란 자산을 공격하는 것도 이란 영토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상황 전개에선 이스라엘의 보복 방식과 수위가 관건이라는 쪽으로 의견이 모인다. 이스라엘의 선택지로는 군사 목표물에 대한 상징적 공격부터 이란 경제의 중추인 석유시설을 노린 파괴 공작까지 다양하게 거론된다. AP통신은 전직 이스라엘 총리 2명과 여러 전문가의 견해를 종합해 “반격해야 한다는 데는 광범위한 합의가 있지만 그 방법에 대해선 의견 불일치가 크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이란과 이스라엘이 최소 1500㎞ 떨어져 있어, 전투기로 폭격하려면 그 사이 요르단,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지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위원회에서 이란 담당 고문을 지낸 요엘 구잔스키는 “이 국가들 일부는 친구이고 일부는 적이다. (이스라엘은) 친구를 당황하게 하고 싶지 않을 것이며, 다른 나라의 적대적인 공격을 받고 싶지도 않을 것”이라고 AP에 밝혔다.

레바논이나 가자지구보다 이란을 공격했을 때의 국제적 파장이 더 크리란 점도 부담이다. 석유는 이란 경제의 핵심이면서 국제유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핵시설을 노린다면 이란이 더 크게 보복에 나서 중동 내 주둔한 서방 병력까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이 군기지나 미사일 시설 같은 군사적 목표물에 공격을 한정하라고 이스라엘을 압박했고, 그 대가로 미국도 이란에 새로운 경제 제재를 하겠다는 일종의 ‘당근’을 내밀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가 대선을 앞둔 바이든 행정부의 운신 폭이 크지 않다는 점을 잘 안다는 것은 난점으로 꼽힌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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