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철 기자(pressianjungbu@pressian.com)]
▲김규철 프레시안 대전세종충청본부 편집국장이 최민호 세종시장의 단식 현장을 방문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프레시안(이재진 수습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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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특별자치시가 추진하고 있는 국제정원도시박람회가 여소야대의 시의회에서 관련 예산을 삭감하면서 위기에 처했다. 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민호 세종특별자치시장이 지역 국회의원인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만나 예산 통과를 요청했는가 하면 부시장과 실국장들도 시의원들을 만나 설득을 했지만 더불어민주당소속 시의원들을 요지부동의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최민호 시장은 지난 6일부터 시청 옆 광장에서 단식에 돌입하며 예산통과를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프레시안>은 단식 5일차를 맞은 최 시장을 만나 입장을 들어봤다. /편집자
프레시안 : 단식을 하시는 이유에 대해서 한번 설명 좀 해주시죠?
최민호 :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정원도시박람회가 중앙 정부에서 국제 행사로서 승인을 받았습니다. 승인을 받기까지 전문가들의 검증과 평가가 굉장히 엄격하게 있었어요. 더구나 저희가 신청하기에 앞서 국제잼버리 대회가 실패작으로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지방에서 개최하는 국제행사 승인에 대해서 굉장히 까다롭고 엄격한 시기였습니다. 그리고 내외 경제정책 연구원에서도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이 부분에 대해서 경제성 및 타당성 검토를 하게 돼있는데 여기에서는 경제성이 있다고 평가하는 행사를 재정이 어떻다거나 경제성이 없었다 하고 부결하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통과가 됐습니다. 그리고 또한 행안부의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한 것이에요. 행안부에서는 세종시의 재정 상태 보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방의회에서 정부로부터 국제 행사로 승인받고 예산까지 지원해 준다는 것을 완전 전액 삭감을 해서 못하게 하는 것은 그것은 어떤 이유로도 나는 납득이 안 가는 것입니다.
경제성이 있다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이 판단한 것과 비전문가들이 판단한 것 중 우리는 무엇을 신뢰해야 하겠습니까?
두 번째로는 (의회에서) 자꾸만 시기를 얘기하는데 우선 2026년도 4월에 하게 된 것은 당초 2025년도에 하려다가 변경한 것입니다. 이 것은 2026년도 4월에 국제정원도시박람회를 우리가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면 세종시가 정원 도시에서의 경관이라든가 아주 그 면모를 일신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런 결과를 가지고 2027년도 세계하계대학선수권대회를 할 때 전 세계 150개국에서 1만 5000명의 선수와 임원이 오게 된 후에 그들의 선수촌이 세종시에 있고, 폐막식을 세종시 중앙공원에서 하게 됩니다. 그러면 세종시를 알리고 정원 도시로서의 세종시의 도시 브랜드 가치를 전 세계에 홍보하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걸 놓치라는 말입니까? 그리고 2026년도가 지나면 제 임기가 끝납니다. 그럼 다른 시장이 올지 다른 시의회가 될지 모르는 거예요 그거를 그때 한다, 지금 한다는 말을 제가 어떻게 자신 있게 할 수 있죠? 2027년도나 2028년도에 그걸 한다고 해도 그 당시 시장이 못하면 못 하는 거 아닙니까? 그럼 무책임한 약속을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책임을 지겠다는 겁니다. 제 공약사항으로 내 임기 내에 하겠다는 것을 책임을 진다는 것이고 그것이 무리한 것도 아니고 급한 것도 아니다, 2025년도에 할 것을 2026년으로 1년 연기해서, 시간을 벌어서 하겠다는데 뭐가 그렇게 조급하고 다급하다는 겁니까? 그게 이해가 안 가는 부분입니다.
세 번째로는 정치라는 건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풀어나가는 것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게 일방적으로 민주당이 시의회 산건위원회를 통과한 것을 예결위원회에서 전액 삭감했다는 것은 유래도 드물고 그렇게 됐을 때 시민들이 납득을 못 할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시의원과 시장과 공개 토론을 하자고 했지만 거부당했습니다. 그렇다면 전문가들 누구라도 좋으니까 전문가들 추천해서 시민 대토론을 하자고 했으나 그것도 거부당했습니다. 그러면 의원 전체하고 나하고 간담회를 갖자고 했지만 그것 또한 거부당했습니다. 아무래도 더불어민주당 세종시당 위원장이 강준현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강준현 의원하고 대화를 해서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겠다고 판단해 전화를 해도 만남이 성사가 되지 않아요. 급기야는 체육대회 때 그 행사 중에 잠깐 차담이라고 해서 만나긴 했습다만 그때도 강준현 의원이 시간 없다고 먼저 가는 걸 우리 부시장이 간신히 설득해서 데리고 왔습니다. 그때도 다 설명을 드렸어요. 그리고 주말까지 좀 연락을 좀 해달라, 시의원들과 상의를 해 보겠다고 그랬어요. 그런데 아무 연락이 없어요. 그래서 시의원들한테 아 이거는 꼭 시켜주시는데 내가 단식 투쟁을 일요일 오후부터 하겠다고 금요일 날 얘기를 했습니다. 그 뒤에도 연락이 없어요. 그리고 대화가 없다고 그러는데 제가 조사를 해 보니까 그동안 40일 동안 미뤄지는 그 기간 동안에 우리 실‧국장들, 부시장, 기획조정실장이 각 의원들을 만나서 설득하고 한 그런 횟수가 67회인가 됩니다. 그럼 하루에도 두 번씩 한 거 아니에요. 그런데 시장이 안 만나서 얘기했다 그분들은 다 시장의 보조기관이에요. 다 시장을 대리해서 만나는 거지 부시장이 대화한 건 대화도 아니고, 부시장은 사람도 아닙니까? 거기도 엄연한 책임을 지고 있는 공무원이에요. 오로지 시장만 상대하겠다, 평의원까지도 그러면 그 오만 불손함은 뭡니까. 나는 거기에 납득이 안 가기 때문에, 그렇다면 대화도 안 되고, 납득도 안 되고 그리고 그런 상황을 시민들이 모르시기 때문에 시민들한테 알려야 되겠다 해서 단식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쓴 것은 이렇게 시민들이 알아주시고 시민들이 이걸 통해서 누가 더 올바른 것인지 판단해 주십사 해서 제가 단식을 하게 된 겁니다.
프레시안 : 그저께 민주당 원내대표 기자회견을 했는데 거기에서 이제 아예 의견을 올리지 않겠다는 쪽으로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또 11일 내일이죠? 통과시키지 않을 거로 예상이 되는데 그런 경우에 어떻게 해야 됩니까?
최민호 : 저는 이게 정쟁으로 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우리 국민의당 시당 위원장한테는 “절대로 당이 나서지 말라”라고까지 해서 국민의힘이 전면에 나서지를 않았어요. 당이 나서면 저쪽도 나서고 그러면 이게 정쟁으로밖에 더 보이겠어요. 이것은 시의회에서 판단할 사항이고 시장과 집행부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본 것입니다. 그런데 당론으로 못 하겠다고 하니 그러면 이쪽에서도 당론으로 나와야 될 거 아니에요? 그러다 보니까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이 삭발까지 하는 이런 사태가 벌어졌는데 (민주당이) 당론으로 못 하겠다 그러면 이건 정치화, 쟁점화를 시키겠다는 뜻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안 된다고 한다면 저는 저 나름대로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비단 국제정원도시박람회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뿐만 아니라 이게 지방의회 본질에 맞는 모습인가, 이 것이 지방자치의 뜻에 맞는 행태인가 여기에 근본적인 회의를 갖고 있고요.
내가 조금 전에 강준현 의원하고 통화해서 내가 미안하지만 흥분해서 큰소리를 쳤습니다. “이게 정치냐고…”. 아까 저의 앞에 어떤 시민이 와서 혈서를 써가지고 왔습니다. 국제 정원 도시 박람회 예산을 꼭 통과시켜 달라는 혈서를 써서 왔어요. 제가 그거 보면서 왈칵 눈물이 났습니다. 저는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서 지금 단식을 하고 있는 거예요. 근데 우리 시민이 혈서를 써갖고 왔을 때 제가 어떤 느낌이었겠어요? 표현이 적절할지 모르지만 내가 자식들을 지키기 위해서 이러고 있는데 그 자식이 되는 사람이 혈서를 쓰고 있다면 그 것을 부모가 볼 수 있겠습니까? 내가 그 자리에서 강준현 의원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정치 이렇게 하지 말라고, 시민을 보호하는 게 정치고, 시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지, 시민의 피를 흘리게. 다치게 하는 이게 정치냐”. 그랬더니 강준현 의원은 “시의원들하고 할 일이지 왜 나한테 그러냐”고 얘기합디다. 그래서 내가 그랬어요. “현재 시의원들은 전부 다 당론이라고 하고 당연히 시당 위원장이 당신 아니냐,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모든 시민들이 강 의원이 시키는 걸로 다 알고 있다”고 했더니 본인은 그런 말 한 적이 없대요. 그러면서 2027년도 세계대회는 잘 되고 있느냐고 묻더군요. 그러길래 “잘되고 있다, 잘되고 있고 성공한다. 그 것은 시장인 내가 책임질 일이지 왜 국회의원이 시장이 할 일에 대해서 잘되고 있냐, 못 되고 있냐를 묻느냐. (정원도시박람회를) 2026년에 하라, 2027년도 하라 그게 국회의원이 간섭할 일입니까? 그럼 시장 뭐 하러 뽑았어요? 시정은 나한테 맡기고 당신은 국정이나 잘하시오”하고 전화를 끊어버렸어요.
프레시안 : 엊그제 열린 민주당 원내대표 기자회견 중에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이 자리에서 답변할 내용이 아니다”, “저희가 답변할 수가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를 보면 강준현 국회의원이 뒤에서 조종하고 있다. 또 2026년도 공천을 미끼로 예산을 통과시키지 말라고 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저는 그런 얘기 한 적이 없습니다. 제가 그럴 사람입니까?”라고 답변을 했는데 시장님 생각은 어떠십니까?
최민호 : 저도 (강 의원이) 안 했다고 하는 거야 제가 녹음을 하고 증거를 가지고 있지는 못하지만 많은 사람의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시민들이 지금 의원들한테 통화를 했고 그리고 통화한 결과 ‘자기는 어쩔 수가 없다’, ‘자기는 해주고 싶지만 내 손을 떠났다’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자꾸 들려오는 얘기들이, 그럼 시민들이 나한테 거짓말을 한 것입니까? 그 얘기를 했더니 그건 국민의힘이 퍼트린 얘기라고 그래요. 그럼 시민들이 나한테 거짓말을 했다고 봐야 되겠어요? 그리고 저의 중학교 선배가 어제 (강 의원에게)전화를 했다고 해요. 그리고 저한테 전해 준 이야기는 강준현 의원이 2026년도 4월에 왜 (정원도시박람회를) 하느냐, 선거 때문에 안 된다고 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것은 부당한 답변입니다. 2026년 4월이 왜 안 된다는 겁니까? 준비도 다 되고 할 수 있다는데 그걸 왜 국회의원이 하라 마라라고 얘기한다는 거예요?. 월권 아닙니까? 그거는 시장이 알아서 할 일이에요. 국회의원은 국정만 잘하면 되는 겁니다.
프레시안 : 정원도시박람회가 처음에는 2025년도에 개최하기로 했다가 2026년으로 미뤄졌습니다. 이 부분에서 일부 시민들이나 민주당 의원들은 그것이 2026년 지방선거를 의식해서 한 거 아니냐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시기를 변경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최민호 : 그 것은 폄훼하는 말씀입니다. 당초에는 2025년도에 하려고 했던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국가적으로나 지방적으로 재정 갑자기 어려워졌어요. 제가 취임했던 2022년에는 2025년도에 개최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2023년에 들어서면서부터 2023년과 2024년 재정이 굉장히 어려워졌기 때문에 2025년에 개최하기에는 어려운 재정 상태에서 정원도시박람회에 투입하기가 어려우니까 차라리 재정을 분산시켜서 일 년 연기하는 게 어떻겠냐는 이런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이 것은 저 혼자의 판단이 아니고 우리 실무자라든가 전문가들이라든가 하는 분들이 다 공유해 온 사항입니다. 그래서 제가 2026년도 4월 달에 하겠다고 했을 때도 언론은 공약을 파기했다는 거 아니냐, 공약을 못 지켰다는 거 아니냐라면서 비난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2026년 4월로 옮긴 거에요 제가 일부러 선거를 의식해서 26년 4월로 옮겼겠습니까?
프레시안 : 시장님은 행정가로서 오랜 경험을 쌓으셨고 전문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게 당연한데요. 이제 이 시점에서 올바른 정치란 무엇인가, 올바른 행정이란 무엇인가 이거에 대해서 고민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그거에 대한 입장 한번 표명해 주시죠?
최민호 : 저는 그 부분에 대한 철학이 뚜렷합니다. 우선, 제가 행정 공무원이었을 때 정직해야 한다, 정확해야 한다, 정의로와야 한다라는 것을 공직자의 신념으로 삼았고 그래서 좋은 것은 좋은 것이 아니고 옳은 것이 좋은 것이다라는 것을 나 스스로뿐만 아니고 내가 일하는 내 구성원들한테 수없이 강조했던 말입니다.
정치는 무엇이겠습니까? 정치는 당선이 되는 게 목적이라는 거 이해합니다. 그러나 어떻게 해서 당선이 돼야 하냐면 지역 주민이나 국가의 선한 영향력을 미쳐서 그 선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지지를 받아 당선되는 게 정치인 것입니다. 그게 정치인입니다.
남이 하는 거 못 하게 하고 성공할 거 실패로 해서 그 자리에 대신 들어서겠다, 이건 정치도 아니고 정치인도 아닙니다. 정치가 무엇이겠습니까? 당선돼야 하는 거 맞습니다. 그러나 선한 영향력과 좋은 정책과 지역 주민들한테 좋은 일을 하고 정치를 해야지. 상대방 깎아내리고 상대방 못하게 해서 그 사람 죽이고 그 자리에 서겠다는 게 정치입니까 나는 그걸 정치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그러한 정치를 하겠다면 정치를 그만둬야 되고 당연히 퇴출을 시켜야 됩니다.
올바른 정치와 행정은 시민들을 더욱 편안하게, 풍요롭게,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최민호 세종특별자치시장이 시청 옆 천막에서 단식을 하고 있는 가운데 10일 이곳을 찾은 시민이 현장에서 작성한 혈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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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 김규철 대전세종충청본부 편집국장, 정리 : 이재진 수습기자
[김규철 기자(pressianjungbu@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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