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위 77도에서 심해카메라로 관찰한 오징어(왼쪽)와 넷트로 채집한 오징어 유생. /극지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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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북극해에서 해빙(海氷) 감소와 오징어의 출현 등 지구온난화 영향을 확인했다.

극지연구소는 아라온호가 78일간의 북극 연구 항해를 종료하고 지난달 30일 광양항에 도착했다고 11일 밝혔다. 아라온호는 이번 항해 도중 북위 77도 지점에서 오징어 유생(완전한 성체로 자라기 전의 상태)을 처음 채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극해 고위도 지역에서 오징어의 서식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작년 대게 여러 마리를 잡은 데 이은 이번 성과는 북극해 밖에 살던 해양생물들이 점차 북극으로 유입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또 아라온호는 북위 74도에서 가로 350m·세로 110m 크기의 대형 빙산과 만나기도 했다. 캐나다나 그린란드 빙하에서 떨어져 나와 북극해를 떠돌던 빙산으로 추정되는데, 태평양 쪽 북극해에서는 보기 드문 규모다. 연구소는 “빙산이 녹으면서 주변 해수의 염분을 떨어뜨려 북극해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해빙 분포도 평년 대비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아라온호는 북극 항해마다 관측장비를 설치하고 이듬해 회수한다. 이전까지는 해빙이 배의 접근을 막거나 장비를 손상시켜 실패하는 일이 잦았지만, 올해는 장비를 온전히 회수했다. 연구소는 “대형 빙산의 등장과 해빙의 감소, 비북극권 해양생물의 출현 배경에는 지구온난화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아라온호는 약 한 달간의 정비를 마치고 이달 말 남극으로 떠난다. 신형철 극지연구소장은 “아라온호는 2009년 첫 북극행 이후 14번의 항해에서 보지 못했던 북극 바다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돌아왔다”며 “관측하고 채집한 자료를 분석해 기후변화의 영향을 더 구체적으로 살피고 우리나라 기후변화 대응 역량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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