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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명태균 겨누는 野 "당원명부 통째 받았을 것" "김여사 인맥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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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의 4·10 총선 공천 개입 의혹 당사자인 명태균씨.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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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11일에도 '명태균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숨은 실력자 명태균씨의 입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 등 보수 상당수를 초토화했다”고 주장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쏟아지고 있는 명씨 의혹의 본질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문제”라고 했다.

전날 민주당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명씨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이달 말 종합 국감 때 증인으로 불러세우겠다는 것이다.



‘與당원명부 유출’ 논란 키우는 野



민주당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국면이던 2021년 10월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미래한국연구소가 두 차례 비공표 여론조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미래한국연구소는 국민의힘 책임당원·대의원 56만8000여명의 연락처를 입수해 ▶2021년 10월 19~20일, 10월 21일 총 2회에 걸쳐 ▶당원 11만7829명(1차), 13만9156명(2차)에게 전화(ARS)를 돌려 각각 3450명, 5044명에게서 응답을 받았다. 결과는 당시 윤석열 후보의 압도적 우위였다.

노 의원은 “특정 캠프 핵심관계자가 책임당원 명부를 명씨 측에 통째로 넘겼을 가능성이 있다”며 “해당 여론조사가 윤석열 대세론을 유포하는 데 쓰였다면 여론조작으로 경선결과에 영향을 미친 범죄”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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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미래한국연구소가 2021년 10월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책임당원 명부 일부. 사진 노종면 민주당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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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그렇게 비화할 사안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미래한국연구소에 넘겨진 당원 연락처는 안심번호(개인정보보호를 위한 가상번호)다. ‘김**, 남성, 서울 종로구, 0503-6065-7820’ 형태로 실명과 전화번호가 노출되지 않는 데다, 20일의 유효기간이 지난 후에는 ‘없는 번호’가 돼 다른 용도로 쓸 수 없다. 미래한국연구소는 2021년 11월 1~4일 이뤄진 책임당원 대상 대선 경선 투표 조사업체도 아니었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안심번호로는 누가 누군지 모르기 때문에 (무작위로) 여론조사 전화나 문자메시지 보내는 것 외에는 활용할 수가 없다”고 했다. 한 여론조사업계 관계자도 “미래한국연구소 조사는 캠프 내부용으로, 공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통상 대규모 선거에선 내부 참고용으로 비공개 여론조사를 하는 경우도 잦다.

다만 국민의힘은 당원 연락처가 미래한국연구소에 유출된 경위에 대해서는 자체 조사에 들어갔다. 당원명부 유출은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 대선 경선 당시 당원 연락처는 이동형 저장장치(USB)를 통해 원희룡·유승민·윤석열·홍준표 후보 캠프 관계자에게 각각 전달됐다. 서범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조사에 따라 필요하면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명태균은 金여사 인맥?



민주당은 명씨가 김건희 여사 인맥이라고 의심한다. 정치권의 주장을 종합하면, 명씨와 김 여사가 함께 있는 것이 목격된 것은 2021년 7월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대선을 준비하던 시절 명씨가 나에게 전화해 김 여사를 바꿔줬다”며 “김 여사가 ‘남편을 만나달라’고 부탁해 7월 4일 저녁 약속을 잡아 처음 만났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식당에 갔더니 명씨가 있더라. 그 자리엔 김 여사도 있었다”고 말했다. 명씨는 2022년 5월 국회에서 열린 윤 대통령 취임식에도 김 여사 초대로 참석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여사가 명씨를 대선 전부터 신뢰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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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가 9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왓타이 국제공항에 도착해 환영나온 라오스측 인사와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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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은 22대 총선을 앞둔 지난 2월 명씨가 김 여사에게 ‘김영선 단수 공천’을 요구한 사안에도 날을 세우고 있다. 명씨가 JTBC를 통해 공개한 텔레그램 메시지에 따르면 명씨는 김 여사에게 “김해(갑)에서 5선 의원(김영선 전 의원 지칭)이 경선에서 떨어지면 조롱거리가 된다”는 등의 메시지를 아홉 차례 보냈다. 그러자 김 여사는 “단수는 나 역시 좋지” “기본 전략은 경선이 되어야 하고 지금은 김영선 의원이 약체 후보를 만나서 설득해나갈 수밖에 없다”고 한 차례 답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2021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2년 7개월간 연락을 취했다면 그건 비선 아니냐”고 했다.

하지만 여당 핵심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윤 대통령이 당선된 전후 잠깐 대통령을 도운 것 외에는 대통령과 인연이 없다”며 “대통령 부부가 어느 시점 이후로는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다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김영선 공천’ 논란에 대해선 “메시지를 주고받은 게 문제이긴 하지만, 김 전 의원은 결국 공천이 안 되지 않았느냐”며 “여사가 명씨 요청을 거절한 게 핵심”이라고 했다.

명씨는 언론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직접 대통령직 인수위에 오라고 했다”라거나 “대통령 취임 6개월 후 공직기강비서관실 직원이 창원에 찾아와 ‘공을 그렇게 많이 세우셨으니 대통령과 여사 이름 팔고 다녀도 된다’고 했다”고 했지만, 명씨의 일방적 주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은 명씨 거짓 주장에 편승하거나,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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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명태균 씨와 김건희 여사가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JTBC가 재구성한 내용.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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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는 이날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명씨가 경남·강원지사 국민의힘 후보 공천에 개입했다고 보도했다. 박완수 경남지사, 김진태 강원지사가 공천받는 과정에서 명씨와 김 여사가 영향을 줬다는 내용이다. 박 지사는 “명씨의 공천 관여는 사실이 아니다. 법적 대응하겠다”고 했고 김 지사 측도 “말도 안 되는 추측성 기사가 또 나온다면 법적 조치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 역시 김 여사를 등에 업은 공천 개입”이라며 “국민의힘은 비선 실세 명씨를 협잡꾼이라고 지적하지만, 그렇다고 대통령 부부가 그를 가까이했다는 사실이 부정될 수는 없다”고 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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