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지방은행 중소기업·자영업자대출 신규 연체액/그래픽=김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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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지방은행의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의 신규 연체액이 올 상반기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약 1.7배 늘어났다. 코로나19 당시 저금리로 빌린 돈이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역 부동산 경기 악화로 연체가 늘면서 지방은행들이 대형은행들보다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6월말까지 5대 지방은행(부산·경남·대구·광주·전북)의 중소기업(자영업자 포함) 대출 신규연체액(1개월 이상)은 1조427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에 발생한 8444억원보다 69%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부산은행이 전년 대비 80.3% 증가한 4585억원으로 가장 많은 신규 연체가 발생했다. 이어 지난 5월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며 공격적인 대출영업을 하고 있는 대구은행(iM뱅크)이 43.1% 늘어난 4205억원의 신규 연체를 기록했다.
지방은행 가운데 증가폭이 가장 컸던 경남은행은 1272억원에서 2.5배 이상 늘어난 3376억원의 신규 연체가 생겼다. 전북은행은 788억원에서 58.8% 증가한 1251억원을 기록했다. 유일하게 광주은행만 4.8% 줄어든 859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5대 대형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중소기업 대출 신규연체액 증가폭이 47.3%였던 것을 감안하면 지방은행의 상황이 더 안 좋은 셈이다. 코로나19 당시 저금리로 빌려줬던 대출이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자 연체로 돌아오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2021년과 2022년 5대 지방은행의 전체 중소기업 신규 연체액은 각각 9286억원, 8841억원으로 올 상반기까지 기록한 연체 규모보다 작다.
특히 지방은행의 경우 부동산 경기 악화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방은행은 대출 부문 중 부동산 업종이 차지하는 비율이 큰 편이다. 지난 6월말 기준 전북은행은 전체 원화대출의 26.7%, 광주은행 26.1%, 부산은행 21.8%, 경남은행 13.54%, 대구은행 14.3%가 부동산·임대 업종에 내준 대출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지난 2분기 건설수주 규모는 수도권 중심의 상승세에 따라 전국 기준 15.5% 늘었으나, 전북 61.7%, 대구 58.6%, 부산 38.7% 등 지방 주요 권역에서 급감했다.
지방은행들은 대규모 상각과 대환을 진행했으나 연체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5대 지방은행이 상각·대환·정상화를 거친 후 지난 6월말 기준 연체 잔액은 818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말(5126억원)보다 59% 늘어났다. 같은 기간 5대 대형은행이 절반가량을 상각·대환·정상화하며 연체 잔액이 29% 증가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부산은행의 중소기업 연체율은 지난 6월말 기준 0.83%로 지난해 같은 기간(0.4%)보다 2배 이상 뛰었다. 대구은행의 개인사업자 별도 연체율은 1.13%로 금감원에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8년 이후 최대치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방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올 하반기에도 대출을 갚지 못하는 차주들이 늘어날 것이다"라며 "주기적인 부실채권 매각 및 상각으로 은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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