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4 (월)

NYT “개식용하던 한국…강아지를 손자로 받아들였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는 현상이 이례적이라며 뉴욕타임스가 그 배경을 집중 분석했다.



신문은 12일(현지시각)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국가 중 하나가 반려견에게서 동반자를 찾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식용 문화로 논쟁을 일으키던 한국이 최근 몇 년 새 ‘반려견 사랑'을 자랑하는 국가로 탈바꿈했다’며 주목했다.



배경으로 저출생과 1인가구 증가가 꼽혔다. 신문은 “한국에서 5분의 2 이상의 가구가 1인 가구이고,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라고 짚었다. 신문은 코로나 19로 사람들이 집에 갇히게 되자 보호소와 거리에서 개와 고양이를 입양했다고 소개하면서 “한국에서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으며 이는 2010년 반려동물을 기르는 비율이 17.4%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는 것”이라고 전했다. 퓨 리서치 센터 조사에 따르면 2022년 현재 미국은 62%의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대부분은 강아지다. 개 두 마리를 기르지만 아이 가질 계획은 없다는 김수현(41)씨는 신문에 “불신과 외로움의 시대에 개는 당신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이 무엇인지 보여준다”라며 “아이는 반항하고 대들 수도 있지만, 개는 당신을 마치 세상의 중심인 것처럼 따른다”고 말했다.



결혼이나 아이를 가질 계획이 없다는 심나정(34)씨는 4년 전 보호소에서 강아지 ‘리암’을 입양했다. 그는 “내 아이와 같다”며 “엄마가 저를 사랑했던 것처럼 리암을 사랑한다. 저는 냉장고에 있는 오래된 음식을 먹고, 신선한 닭가슴살은 리암을 위해 남겨둔다”고 말했다. 심씨의 어머니 박영선씨는 “리암을 손자로 받아들이게 됐다”고 말했다. 강아지 두마리를 키우는 강현지(31)씨는 “(이달 결혼했지만)제 남편보다 제 개들에게 더 애착이 간다”고 신문에 말했다.



서울에서 강아지케어센터를 운영 중인 고지안씨는 “예전에는 반려견을 소유하고 자랑하는 대상으로 여겼고, 문제가 생기면 쉽게 버리기도 했다”며 “이제는 개를 가족처럼 대한다. 개에 문제가 생기면 버리지 않고 어떻게하면 고칠 수 있는지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문은 “반려인 증가는 반려동물 서비스 붐을 일으켰다. 반려동물을 위한 병원과 상점은 어디서나 볼 수 있게 되었고, 산부인과 병원은 거의 사라졌다”며 “공원과 동네에서는 유모차에 개를 태우고 다니는 것이 더 흔해졌다. 온라인 쇼핑몰은 아기 유모차보다 개 유모차를 더 많이 판매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치적으로 갈수록 분열되는 한국에서 ‘개’는 드물게 양당이 동의한 사례를 만들어냈다”며 지난 1월 ‘개식용 금지법’ 통과를 꼽았다.



신문은 반려견과 함께 하는 여행과 반려동물 전용 장례 서비스를 소개한 뒤 이런 문화들이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대하는 한국의 새로운 가족 문화를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행운을 높이는 오늘의 운세, 타로, 메뉴 추천 [확인하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