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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결전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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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1라운드 마무리…영풍-MBK 공개매수 14일 종료

최윤범 회장 공개매수가 높지만 변수 많아…분쟁 장기화 가능성도

뉴스1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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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1라운드 '결전의 날'이 밝았다.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공개매수가 14일 종료된다.

판세는 그야말로 안갯속이다. 영풍-MBK에 대응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지난 11일 공개매수가를 89만 원까지 높였지만, 세금과 매수 물량 등 변수가 적지 않다. 양측 어디도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안심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했다. 한쪽이 지분을 털고 나가지 않는 이상 경영권 분쟁 불씨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공개매수 치킨게임에…한 달 만에 고려아연 43%·영풍정밀 212% 상승

영풍(000670)-MBK의 고려아연(010130)과 영풍정밀(036560) 공개매수가 14일 종료된다.

앞서 영풍-MBK는 지난 9월 13일 최초 1주당 66만 원으로 공개매수를 시작했지만, 주가가 급등하면서 1주당 75만 원으로 높였다. 이후 분쟁이 지속되자 다시 1주당 83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영풍정밀 공개매수가 역시 1주당 2만 원에서 2만 5000원을 찍고, 3만 원까지 올렸다.

이에 대응해 최윤범 회장 측은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는 1주당 83만 원에서 89만 원으로 높아졌다. 영풍정밀 역시 3만 원에서 3만 5000원으로 공개매수가를 깜짝 인상했다.

양측의 공개매수가 치킨게임에 주가는 요동쳤다. 고려아연 주가는 지난달 13일 MBK가 공개매수를 공시하자 하루 만에 11만 원 오른 66만 6000원을 기록하더니 지속 상승해 이달 11일 79만 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경영권 분쟁 전인 지난달 12일 종가(55만 6000원)와 비교하면 한 달 만에 42.8% 오른 셈이다. 이날 장중에는 80만 1000원을 찍기도 했다.

영풍정밀은 변동 폭이 더 심하다. 지난달 12일 9370원이던 주가는 공개매수 공시 후 단숨에 1만 원을 넘으며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7일에는 3만 67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11일 종가는 2만 9200원으로, 한 달 사이 211.6%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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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가 위치한 빌딩으로 시민들이 들어가고 있다. 2024.10.11/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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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매수 수량, 법적 리스크까지…변수 속 투자자 선택 '기로'

과열된 경쟁이 승자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지분을 얼마나 확보했는지 결과가 나와야만 알 수 있다.

공개매수가는 고려아연이 높아 최 회장이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투자자들은 세금과 매수 물량, 법적 리스크 등을 고려해 넘길 곳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세금의 경우, 영풍-MBK 연합에 지분을 넘길 경우 22%의 양도소득세(250만 원 공제)와 증권거래세가 적용된다. 반면 고려아연 공개매수는 양도소득세가 아닌 배당소득세가 적용된다.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 원 이하인 소액 투자자의 경우, 15.4%의 세율이 부과되지만, 금융소득이 2000만 원 이상이면 초과분에 대해 종합소득세율 최대 44%까지 부과될 수 있다. 다만 소각 목적의 자사주 매입이기 때문에 증권거래세는 적용되지 않는다.

개인이냐, 기관이냐는 물론 본사 소재지, 해외 조세조약 등의 여부에 따라 세율 적용이 다른 만큼 투자자들은 계산기를 두드릴 수밖에 없다. 일부 시세차익을 얻은 투자자는 장내 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장내 매도의 경우 증권거래세만 고려하면 된다.

매수 비율도 고려 사항이다. 영풍-MBK 연합은 최대 14.61%의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다만 지난 4일 공개매수 조건을 수정해 최소 수량 조건을 삭제했다. 먼저 공개매수에 응한 주식은 모두 살 가능성이 크다.

고려아연은 전체 주식의 최대 17.5%를 자사주 공개매수로 확보하기로 했다. 백기사인 베인캐피털도 별도로 2.5%를 사기로 했다. 청약 물량이 목표 물량을 초과하면 안분비례 방식으로 적용한다.

고려아연 측은 국민연금과 패시브 펀드 물량을 제외하면 유통 물량이 20%대 초반에 불과해 초과 청약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 반면 영풍-MBK는 국민연금과 패시브 펀드의 참여도 배제하기 어렵다면서 유통 주식이 35%에 달할 수 있다고 주장 중이다.

이외에 영풍-MBK 연합이 법원에 고려아연 측의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소송을 낸 데 따른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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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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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불씨 여전…"한쪽이 포기해야 끝난다"

공개매수 결과가 나와도 한쪽이 지분을 털지 않는 한 경영권 분쟁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당장 내년 3월 정기주총 시즌까지 이어질 수 있다.

현재 고려아연의 상장 주식 수는 2070만 3283주다. 이중 영풍 측 지분은 33.13%, 최 회장 측은 우군을 더해 33.99%다.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목표 물량(362만 3075주)을 100% 채우더라도 의결권을 얻게 되는 물량은 베인캐피털 물량 2.5%다 전부다. 지분은 약 45% 정도로 추정된다. 영풍-MBK가 공개매수에서 지분 약 3.5%만 얻어도 우세를 점할 수 있다.

지분 차이가 적게 날수록 경영권 분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을 확보하거나, 한쪽이 지분을 매각하고 나서지 않는 한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살아있는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개매수 경쟁이 끝나도 경영권 분쟁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완전히 한쪽이 지분을 털기 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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