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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단독] ‘랭킹닭컴’ 푸드나무, 새 최대주주 대상 300억 유증... 부실 자회사 매각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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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영권이 매각된 푸드나무가 새 최대주주 등을 대상으로 30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푸드나무는 닭가슴살 제품 온라인몰 랭킹닭컴을 운영하는 회사다. 새 최대주주가 될 온힐파트너스 측은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푸드나무 자회사 부채 상환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적자 상태인 자회사 다수도 정리하기로 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푸드나무는 다음 달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250억~30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할 예정이다. 유상증자 금액이 300억 원으로 정해질 경우 푸드나무 시가총액(435억 원)의 70%에 해당하는 규모다. 유상증자에는 온힐파트너스를 포함해 5~6곳이 참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조선비즈

랭킹닭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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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7일 푸드나무 창업자인 최대주주 김영문 대표와 특수관계인 김영완 부대표는 온힐파트너스에 보유 주식 840만3140주 중 60만 주를 90억 원에 양도하는 계약(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주당 양도가액은 1500원으로, 계약 체결 전 거래일인 4일 종가(3775원) 대비 60% 낮은 가격이다. 11월 중 열릴 임시주주총회에서 온힐파트너스 측 이사와 감사가 선임된 후 잔금 지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온힐파트너스는 11월 말 주식 양수도 절차가 완료되면 푸드나무 지분 42.86%를 보유하게 된다. 계약 조건에 따라 온힐파트너스는 푸드나무와 종속회사의 주채무에 대해 김영문 대표가 갖고 있는 연대보증 채무 일체를 인수하기로 했다. 김영문 대표는 6월 말 기준 푸드나무가 KDB산업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농협은행에서 차입한 509억 원에 대해 신용대출 연대보증을 서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를 맞는 1년 이하 차입금이 464억 원, 그보다 기간이 긴 차입금이 107억 원 수준이다. 반면 푸드나무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78억 원 수준에 그친다.

김영문 대표 측은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면서 주식 240만여 주를 남겨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김 대표가 회사 채무 연대보증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분 일부를 헐값에 서둘러 판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 측은 올해 6월 경영권 매각 추진 당시 매각가로 주당 5000원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푸드나무 주가는 2500원 안팎이었다. 김 대표 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기대했으나 인수 후 추가 자금 투입 부담 등으로 인수 후보자들과 이견이 컸다. 결국 김 대표 측은 연대보증을 넘기는 조건으로 매각가를 크게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온힐파트너스 측 관계자는 “채권은행들과 대출 만기 연장 합의를 끝냈다”고 밝혔다.

온힐파트너스는 신약 비임상 CRO(시험수탁기관) 기업 노터스(현 HLB바이오스텝) 창업자인 김도형 전 대표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신생법인이다. 김도형 대표는 2021년 HLB에 노터스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이후 수의사 출신으로서 반려동물 헬스케어 플랫폼 온힐을 세워 운영하고 있다. 김도형 대표는 뷰티 제품을 해외에 유통하는 커머스 기업 청담글로벌의 2대주주(9.06%)이기도 하다.

김도형 대표는 경영권 변경이 완료되면 푸드나무의 대표이사를 맡을 예정이다. 푸드나무의 핵심인 랭킹닭컴 닭가슴살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푸드나무는 매출의 70% 이상을 랭킹닭컴, 피키다이어트, 맛있닭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간편건강식품 사업에서 거둔다. 랭킹닭컴과 연계해 건강기능식품과 반려동물식품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온힐파트너스는 푸드나무의 종속회사 7곳 중 에프엔서플라이(상품중개업), 에프엔플레이스(카페), 에프엔풀필먼트(물류) 3곳만 남겨두고 모두 정리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상반기 에프엔서플라이와 에프엔풀필먼트만 순이익을 냈다. 자회사 실적 부진 영향으로 푸드나무 전체 실적은 악화했다. 푸드나무는 지난해 연간 177억 원(연결 기준)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12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상반기 말 부채비율은 1485%(연결 기준)로 코스닥 상장사 중 두 번째로 높다.

온힐파트너스 측은 최대주주 변경으로 인해 푸드나무가 보유한 전환사채(CB)의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할 가능성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푸드나무는 지난해 11월 80억 원 규모의 2회차 CB를 발행했다. 주식 전환 청구는 다음 달부터 가능해진다. 최저 수준으로 조정한 전환가액(7253원)이 현 주가(11일 3245원)보다 낮아 CB 보유자가 주식으로 전환할 유인이 작다. 일각에선 경영권 변동이 기한이익상실 사유에 해당해 CB 보유자가 원금 풋옵션(조기 상환 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온힐파트너스 측은 사채권자와 CB 보유에 관해 협의를 마쳤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남희 기자(kn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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