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북한이 남북 접경지역의 포병부대 사격 준비 태세에 돌입하는 등 평양에 침투한 무인기를 둘러싸고 남북 간 긴장이 커지는 가운데, 군 당국은 경의선‧동해선 등에서의 폭파와 같은 소규모의 군사적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4일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어제(13일) 북한군 총참모부가 국경선 일대에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갖출 때 대한 작전 예비지시 하달을 보도했다"며 "북한은 국면 전환을 위해 우주 발사체를 발사한다든가, 경의선·동해선 등에서의 보여주기 식 폭파, 또 작은 도발들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13일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국방성 대변인이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국경선부근의 포병련합부대들과 중요임무수행부대들에 사격준비태세를 갖출 데 대한 지시를 하달한데 대하여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대변인이 13일 "10월 12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한국발 무인기의 우리 국경 및 수도상공침범 추가도발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하며 재도발확인시 즉시적으로 적의 특정대상물들을 타격해야 하는 상황, 그로 인하여 무력충돌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을 가정하여 각급 부대들이 각이한 사태발전에 철저히 대처 할 수 있게 각방의 준비태세를 갖추도록 하기 위한 해당 사업을 진행하였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성준 실장이 언급한 경희선‧동해선 폭파는 지난 9일 북한군 총참모부가 "9일부터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 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축성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가 진행되게 된다"고 발표한 것에 따른 전망으로 보인다. 당시 북한 측은 이를 두고 자신들의 주권행사 영역과 남한을 완전히 분리시키기 위한 실질적 군사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현재 폭파 정황이 파악된 바 있냐는 질문에 "폭파를 준비하는 정황이 있는 것이고 아직 폭파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현 상황을 초래한 평양 침투 무인기에 대해 군 당국은 여전히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실장은 "평양 상공에 무인기가 출현했다고 주장하는데 그 무인기가 어디서 왔는지 출처도 확인하지 못하면서 그 책임을 남측에게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우리 측으로 10여 차례 무인기를 보내 온 책임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기술적인 차원에서 살펴봤을 때 고정익 무인기를 민간 차원에서 운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실제 지난해 대북 전단을 보내는 민간단체가 무인기를 활용해 전단을 살포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는데, 이들 단체는 고정익이 아닌 프로펠러 형태의 무인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실장은 기술적 차원에서 민간 운용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확인해 드릴 사항이 없다"며 구체적 답을 하지 않았다. 군 차원에서 무인기 주체에 대해 파악하고 있냐는 질문에도 이 실장은 같은 답을 내놨다. 무인기 운용 주체를 알고 있는지도 확인해줄 수 없다는 것은 지나친 모호성 아니냐는 지적에도 이 실장은 "그것 자체를 포함해 확인해 드릴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 북한 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12일 "가장 적대적이며 악의적인 불량배 국가인 대한민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수도 평양시에 무인기를 침투시키는 엄중한 정치군사적도발행위를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신문인 공개한 무인기와 전단이 담긴 통. ⓒ로동신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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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북한은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과 국방성 대변인의 담화를 통해 연일 긴장을 높이고 있다. 13일 김 부부장은 국방부가 이날 밝힌 입장문에 대해 "괴뢰국방부가 드디여 도발자, 주범으로서의 본색을 여지없이 드러냈다"며 "파렴치한 적반하장의 궤변을 내뱉다못해 또다시 재수없고 푼수때기없이 '정권종말'을 운운하며 무엄하고도 자멸적인 선택을 정식 공표하였다"고 반발했다.

김 부부장은 "최대의 인내심을 가지고 최후의 통첩으로서 한 번의 기회를 더 던져준 우리 국가와 인민에 대한 용서받을 수 없는 극악한 도전이며 전쟁발발의 도화선에 기어코 불을 달려는 특대형범죄행위"라며 "나라와 국민을 온갖 객기와 나불거리는 혀바닥으로 지키는 무리들", "뒈지는 순간까지 객기를 부리다 사라질 것들"이라는 막말을 쏟아냈다.

그는 "서울의 깡패들은 아직도 상황판단을 제대로 못하고 여직껏 해오던 그 무슨 설전을 주고받는 것으로 오판하며 허세부리기의 련속편을 써나가고 있는 것 같다. 한국군부깡패들은 경거망동을 삼가해야 한다"며 "그리고 속히 타국의 령공을 침범하는 도발행위의 재발방지를 담보해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날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이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경험에 의하면 제일 좋은 최고의 정답은 무시"라고 발언한 데 대해 "망발을 줴쳐댔다"고 맹비난했다.

대변인은 "(무인기 영공침범) 재발시 가차 없이 자국령토가 처참한 참변을 당하겠는데도 무시가 정답이라니, 누구의 소행인지도 모른다면서 재발방지담보는 가지고 있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전장들에서 타격수단의 주역을 놀고 있는 무인기가 교전국의 수도를 침범한 사건이 엄연한 전쟁도발"이라며 "지금 조선반도(한반도)에는 한국군부패당의 무모한 용맹으로 말미암아 당장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정세가 조성되였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우리의 판단과 결심여하에 따라 강력한 공격수단이 사용될 수도 있는 목전에서, 하여 대한민국전체가 참담한 재더미로 될 수 있는 상황에서 국가안보실장이라는자가 입부리를 놀려대며 허세나 떨고 자기 국민의 목숨을 놓고 도박을 하며 체면세우기에나 급급하고 있는데 대해 어떤 평가가 뒤따를지 궁금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평양 상공에 나타났던 무인기에 대해 "민간단체가 임의의 장소에서 띄울 수 있는 무인기가 아니다. 특정한 발사대나 활주로가 있어야 리륙(이륙)시킬 수 있는 무인기로서 이것을 민간이 날려보냈다는 변명은 통할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대변인은 "설사 국방부의 말대로 방패막이가 된 민간단체가 감행했다고 가정해보자. 민간단체들이 발사장치나 또는 활주로까지 리용하여 국경너머로 무인기를 날려보내는 것을 '고도의 경각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군부와 경찰무리들이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말이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대변인은 "우리는 이미 련속적으로 감행된 무인기침범사건에 한국군부세력이 가담한 것으로 판단하고있으며 다시 한 번 무인기가 출현할 때에는 대한민국발 무인기로 간주하는 것과 함께 공화국에 대한 선전포고로 여기고 우리의 판단대로 행동할 것임을 재삼 경고한다"라며 "괴멸이라는 단어의 뜻풀이를 해보고 과연 우리가 괴멸을 공언했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지 가늠해보는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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