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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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무인 카페가 여러 곳 생겼다. 언제 보면 가득 차 있고 또 언제 보면 텅 비어 있는 곳. 어느 밤 24시간 운영되는 작은 무인 카페 앞을 지나다 보았다. 단 한 사람만이 그곳 구석 자리에 앉아 읽고 쓰는 모습. 노트북을 앞에 두고 깊이 몰두한 모습. 무엇이 그를 “어둠 속에 홀로 불이 켜진” 곳에 앉아 있게 했을까. 시의 한 장면처럼 그 또한 밤이 더 깊어지면 테이블에 얼굴을 묻고 슬며시 잠이 들지도 모른다. 밤은 길고 도시의 삶은 대체로 고단하므로. 꿈에서는 지난 세월의 복잡다단했던 일들이 한꺼번에 떠오를지도. 그리고 불현듯 “휘황하고 참담한 슬픔”에 휩싸일지도 모른다. 이런 슬픔은 결국 혼자이기 때문일까, 결코 혼자일 수 없기 때문일까. 혼자 잠이 들더라도 아주 오래 잠들지는 않도록 남몰래 그를 지켜보는 눈이 어딘가 있을 것이다.
무인 카페, 무인 헬스장, 무인 문구점, 무인 아이스크림…. 우리 곁의 수많은 무인들. 무인 아닌 무인들.
박소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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