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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요즘 시대에 만 원도 안 하네"…전통시장에 MZ들 줄 세운 '이모카세'[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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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카세 1호' 김미령씨 운영 '안동집' 문전성시…서울 경동시장, 때 아닌 '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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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요리경연 예능에서 흑수저로 출연한 '이모카세 1호' 김미령씨가 운영하는 '안동집'.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내에 위치하고 있다. 오픈 시간 전부터 손님들이 가득 차 있다./사진=이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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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요리사' 정말 재밌게 봤거든요. 여긴 예약 안 해도 된다고 해서 인천에서 1시간30분 지하철 타고 왔어요."

14일 오전 서울 제기동 경동시장 내 '안동집' 앞에서 만난 박모씨(32)는 설렘이 가득한 얼굴로 이같이 말했다. 안동집은 넷플릭스 요리 경연 예능에서 흑수저로 출연한 '이모카세 1호' 김미령씨가 운영하는 식당이다.

국수가 주력 메뉴지만 비빔밥과 수육, 배추전, 부추전 등 각종 한식 메뉴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박씨는 "다른 곳은 예약도 어렵고 가격도 비싸서 가보진 않을 생각"이라며 "배추전 말고는 다 시켜보려 한다. 다른 곳에선 1만원이 넘는 비빔밥도 8000원이라 확실히 저렴한 것 같다"고 밝혔다.

흑백요리사의 인기에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가 전통시장 '오픈런'에 나섰다. 특히 김씨 가게의 경우 저렴한 가격으로 MZ세대 소비자의 발길이 더욱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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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요리경연 예능에서 흑수저로 출연한 '이모카세 1호' 김미령씨가 운영하는 '안동집'.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내에 위치하고 있다. 오픈 시간 전부터 손님들이 가득 차 있다./사진=이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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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집은 오전 10시 문을 여는데 이날은 오전 9시50분부터 식당 안이 가득 찼다. 오픈형 주방을 둘러싼 외부 자리도 7명의 손님이 자리했다. 중년 손님 외에도 젊은 손님들의 발길이 눈에 띄었다.

직원들은 분주하게 영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얼갈이배추와 양배추, 부추 등 재료를 다듬거나 국수 반죽을 뽑았다. 설거지하거나 삶은 국수를 뜰채에 뜨는 직원도 보였다. 손님들의 대기 행렬은 10시2분부터 시작됐다.


비빔밥 1만1000원·칼국수 9000원 시대에 단돈 8000원…가격도 맛도 사로잡은 '이모카세'

방문객들은 합리적인 가격을 안동집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14일 한국 소비자원가격정보종합 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기준 소비자가 많이 찾는 8개 외식 대표 메뉴 중 비빔밥의 평균 가격은 지난달 1만1038원으로 조사됐다. 칼국수 평균 가격은 지난달 기준 9308원으로 집계됐다.

안동집 벽면에 붙은 메뉴판에는 메뉴 아래 8000원이라는 금액이 줄지어 적혀있었다. 국수나 비빔밥, 전류 모두 8000원이었다. 가장 비싼 메뉴는 1만2000원인 수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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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집 벽면에 붙은 메뉴판에는 메뉴 아래 8000원이라는 금액이 줄지어 적혀있었다. 국수나 비빔밥, 전류 모두 8000원이었다. 가장 비싼 메뉴는 1만2000원인 수육이었다./사진=이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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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씨(28)는 "버스 타고 30분 정도 걸려 식당에 왔다"며 "3개월 전에 '요리하는 돌아이'라는 출연자의 식당에 예약해 다녀왔는데 확실히 다른 출연자의 가게에 비해 저렴하고 부담이 덜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에서 경동시장을 찾았다는 김모씨(50)는 "집 앞 멸치 칼국수 집도 적은 양에 7000원인데 영상에서 본 양에 8000원이면 가격 면에서 괜찮은 것 같다"며 "오늘은 아침이니 비빔밥을 먹고 가려 한다"고 밝혔다.

점심시간이 다다르자 대기 줄은 더 길어졌다. 식당 바깥으로 20~30명이 대기했다. 대기자 가운데는 외국인들도 종종 보였다.

대만에서 온 여행객 창자룡씨(35)는 "지난주에 여행하러 와서 내일 떠나는데 흑백요리사를 재밌게 봐서 식당에 직접 찾아왔다"며 "먹어보니 국물도 맛있고 김치도 아주 맵지 않아 외국인이 먹기 좋았다. 대만에 있는 친구들에게 방문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동시장도 특수를 누린다. 안동집 인근 식당 사장 이모씨(49)는 "안동집에 사람들이 많이 오면서 방문객들이 시장 지하에도 내려와 보고 상인들 위치도 보게 되는 것 같다"며 "지나가다가 우리 식당에 들르는 손님들도 있다. 방송 이후 젊은 사람들의 방문이 는 듯하다"고 밝혔다.

안동집 관계자는 "손님은 이전부터 많았지만 흑백요리사 방송 이후 20대의 방문이 크게 늘었다"며 "흑백요리사 출연자 식당 탐방을 한다며 찾는 팬이나 외국인들도 많다"고 말했다.

채소 값 등 재룟값이 상승했지만 가격은 최대한 고수하려 한다. 해당 관계자는 "재룟값과 인건비, 운영비를 제외하면 마진은 크지 않다"면서도 "40년 전 가게를 운영할 때 국수 한 그릇에 1000~2000원이었는데 이때와 비교하면 가격이 올랐지만 최대한 유지하려 한다. 지금도 코로나19(COVID-19)가 유행하기 전 가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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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이 다다르자 대기 줄은 더 길어졌다. 식당 바깥으로 20~30명이 대기했다. 대기자 가운데는 외국인들도 종종 보였다./사진=이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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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이혜수 기자 esc@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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