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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단독] ‘김건희 황제 관람’ 최재혁, KTV 서류 통과자 가운데 꼴찌…면접 특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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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오경 민주당 의원 KTV 국정감사 지적

최재혁, 2022년 12월 KTV 방송기획관 지원

전체 지원자 4명 중 3위로 턱걸이 서류 통과

면접에서 의문의 몰표…문체부 공무원 심사

지원서엔 ‘대통령 전담 홍보 TF 구성’ 등 제안

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7일 오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말라카냥 대통령궁에서 한·필리핀 정상회담 뒤 오찬에 앞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부부와 기념 촬영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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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의 이른바 ‘황제 관람’ 국악 공연 기획자로 알려진 최재혁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이 2022년 12월 한국정책방송원(KTV) 방송기획관 지원 과정에서 서류 심사 통과자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던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최 비서관은 이후 면접 전형에서 ‘몰표’를 받아 KTV 방송기획관으로 최종 낙점됐다.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 출신인 최 비서관이 석연찮은 혜택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날 KTV로부터 제출받은 ‘한국정책방송원 방송기획관(전문임기제 가급) 경력경쟁채용시험’ 서류 전형 심사 결과표에 따르면 최 비서관은 총 209점을 받아 전체 지원자 4명 중 3위를 차지했다. KTV는 최하위(174점) 지원자를 불합격 처리하고, 최 비서관을 포함한 3명을 다음 단계인 면접 전형으로 올렸다. 최 비서관과 1위(254점), 2위(235점) 지원자의 점수차는 꽤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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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책방송원 방송기획관(전문임기제 가급) 경력경쟁채용시험’ 서류 전형 심사 결과표. 최재혁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은 서류 심사 통과자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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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면접 단계에서 최 비서관은 3명의 심사위원으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면접에서 ‘상·중·하’로 나눠 점수를 매겼는데, 최 비서관은 합계 상9점과 중6점을 얻었다. 하는 없었다. 서류 전형 1위였던 A 지원자는 상7·중7·하1점을 얻었고, 2위였던 B 지원자는 상2·중10·하3점으로 미끄러졌다. 문제는 심사위원 3인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도 포함돼 있었다는 점이다. 정부의 영향력 행사가 의심되는 부분이다.

앞서 문체부는 소속기관 직제 시행 규칙을 개정해 2013년 사라진 KTV 방송기획관 자리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2022년 다시 만들었다. 문체부는 당시 “KTV 국정 홍보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 1명(전문임기제 가급)을 증원하면서 한국정책방송원 정원 1명(6급 1명)을 감축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야권에선 공무원 정원을 조정하면서까지 보은으로 최 비서관을 KTV 방송기획관에 앉혔다는 비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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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책방송원 방송기획관(전문임기제 가급) 경력경쟁채용시험’ 면접 전형 응시자 순위별 평정 점수표. 서류 심사 통과자 가운데 꼴찌였던 최재혁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이 1위를 차지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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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비서관은 KTV 방송기획관에 지원하면서 윤 대통령 전담 홍보를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과 이를 위한 KTV 서울제작분원 설립을 직무수행계획서 주요 내용으로 기재한 사실도 확인됐다. 정책 홍보와 국민 의견 수렴을 기치로 내건 KTV를 윤 대통령 ‘개인 방송’으로 활용하려 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 비서관은 직무수행계획서에 “출연자 대부분 수도권에 거주하기 때문에 (KTV가 있는) 세종에선 생방송 등을 위한 캐스팅에 제한이 있었다”며 “용산을 중심으로 한 대통령 관련 국정 일정을 지원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용산에 스튜디오를 갖춘 KTV 분원을 만들어 세종 사옥의 단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전담 홍보를 위한 TF 구성안으론 “(용산 집무실에) 기자와 PD, 작가, 코디, 분장 등 기본 인력을 상주시켜 ‘윤석열 대통령의 용산시대’ 상징성과 의미를 백분 활용해야 한다”며 “상징적인 국정 아이콘 용산에 KTV 홍보 전진 기지를 만들고 ‘어벤저스급’ 출연자들, 그리고 국정 책임자들이 함께 모여 매일 생생하고 신뢰감 있는 생방송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최 비서관은 또 ‘굿모닝, 여기는 용산입니다’라는 제목의 아침 유튜브 생방송을 제안하며 “가짜뉴스가 난무하고 선동적인 기존 방송에 실증을 느낀 사람들이 많아지며 신뢰감 있는 뉴스에 수요가 생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짜 뉴스에 대한 갈증을 아침 출근길에 해소시켜 줄 방송을 KTV가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임오경 의원은 “최 비서관의 KTV 응시 원서를 보면 KTV가 국민의 방송임을 망각하고 오로지 용산만을 위한 방송으로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며 “KTV 방송기획관이 아닌 김건희 여사의 ‘여흥기획관’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으로 영전한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 자산인 KTV를 윤석열 정권 홍보 도구로 전락시켰다”며 “예산 전액 삭감이든 국정조사든 국회에서 가능한 모든 조처로 KTV 추락을 막겠다”고 말했다.


☞ [단독] ‘김건희 황제 관람’ KTV 기획자, 소록도도 동행 정황···비서관 기용 ‘여사 파워’였나
https://n.news.naver.com/article/032/0003326155?cds=news_media_pc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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