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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해양 산업의 커다란 패러다임 변화 '선박 디지털 전환'…대표기업 핵심기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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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테크2024 ③]유럽·아시아 주도…자율운항선박·지능형 해상 교통시스템

다양한 산업 재편·새로운 환경에 적극 대응…노르웨이 '콩스버그'

[편집자주] 세계는 지금 산업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맞춰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해양에 대해서도 정책을 수립하고 관련 기업들과 발맞춰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해양수산 분야의 세계적인 기술 흐름과 우리 해양수산 기업들의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2024 오션테크 코리아>가 10월 29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된다. 뉴스1에서는 행사에 앞서 우리나라 관련 정책과 세계 주요 기술 흐름을 7편에 걸쳐 미리 알아본다.

뉴스1

콩스버그 상황인지/충돌회피 기술(출처: 콩스버그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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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백승철 기자 = 최근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국제해운분야의 탄소중립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친환경 연료, 연료 전지, 운항 최적화와 같은 다양한 기술들이 소개되고 있다.

또 국제해사기구에서는 상업용 선박에서의 선원의 역할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자율운항선박(MASS; Maritime Autonomous Surface Ship)을 도입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해, 2032년 자율운항선박의 기능(MASS Code)을 강제화하기 위한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이와 같이 탈탄소와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적 변화들은 전통적인 해양 산업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이라는 커다란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해양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의 시초는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된 e-내비게이션(e-Navigation)을 꼽을 수 있다. e-내비게이션은 해양안전을 위해 육상에서의 다양한 해사서비스를 선박에 전자적 방식으로 제공한다.

선박에서의 디지털 전환이 e-내비게이션에서 시작됐다면, 선박의 무인화와 자동화 기술의 도입은 이를 촉진하는 계기가 됐다. 무인 자율운항 선박에 대한 논의는 2012년 유럽에서 시작됐으며, 2013년 롤스로이스의 무인 선박 상용화 선언 이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선박 디지털·자동화 기술 도입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뉴스1

YARA 인터내셔널과 콩스버그 협력으로 반든 비료 운반 트레일러(출처: www.yar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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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아시아 주도…디지털 전환 위한 자율운항선박·지능형 해상 교통시스템

디지털 전환을 위한 자율운항선박 및 지능형 해상 교통시스템은 노르웨이, 핀란드,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한 유럽과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하는 아시아에서 주로 진행되고 있다.

세계 최초의 자율운항선박을 위한 전기추진선박은 노르웨이의 야라 버클랜드(Yara Birkeland)이다. 이 프로젝트는 비료제조 회사인 YARA 인터내셔널과 콩스버그가 협력해 비료 운반 트레일러 운송수단을 120TEU급 전기추진기반의 자율운항 컨테이너 선박으로 대체하기 위해 시작됐다. 현재 야라 버클랜드는 건조를 마치고 2022년부터 시험 운항을 시작했으며, 무인운항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선원을 줄여가면서 운영 중이다.

핀란드는 One Sea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최초의 국제적인 자율운항선박 테스트베드인 야콘메리 시험장(JaakonmeriTest Area)을 구축했다. One Sea에서는 자율운항선박을 위한 기업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반영해 국제해사기구의 MASS 코드 개발에 기여하고 있다.

네덜란드와 벨기에를 중심으로 내륙물류를 위한 기술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유럽은 덴마크 해사청 주도로 연안 도서를 운항하는 무인 자율운항 하버 버스(Harbour bus)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해 2022년 12월 실증을 마쳤으며, 영국은 메이플라워호의 역사적인 대서양 횡단 4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IBM사와 ProMare사가 2016년부터 기획해 공동 개발한 MAS(Mayflower Autonomous Ship)호가 2022년 6월에 영국 플리머스항에서 출발해 대서양을 가로질러 미국 매사추세츠주 플리머스항까지 성공적으로 자율운항을 마쳤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의 경우 산·학·연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국 내 화물 수송 연안 선박을 자율운항선박으로 대체하고자 하는 '메구리(MEGURI) 2040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교통운수부 주도로 300TEU급 자율운항 컨테이너선박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상용화를 위한 실증 중이다.

싱가포르는 SMAV(Smart Maritime Autonomous Vessel)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한 자율운항, 충돌탐지 및 회피 시스템인 CDCA(Collision Detection and Collision Avoidance System)를 예인선에 탑재해 2020년 4월에 싱가포르 해역에서 해상실증을 마쳤으며, 2021년 9월에 ABS로부터 AIP를 획득했다.

이와 함께 최근 해양 디지털화는 지능형 해상교통 시스템을 넘어서 해양모빌리티 개념으로 발전하고 있다. 해양모빌리티는 탈탄소·디지털 등 첨단융·복합 기술이 적용돼 해상에서 사람·재화를 수송하는 선박은 물론, 자율운항과 같은 해상교통환경 및 서비스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친환경선박과 자율운항 등을 포괄하는 '해양모빌리티' 글로벌시장은 오는 2027년 약 583조 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첨단 해양모빌리티 세계시장은 연평균 12%씩 성장해 2027년에는 약 583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뉴스1

콩스버그 KOGNIFAI 개요도(출처: 콩스버그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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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산업 재편·새로운 환경에 적극 대응…디지털 전환 선도 대표기업 '콩스버그'

해외의 많은 기업 중에서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노르웨이의 콩스버그이다.

콩스버그는 선박/플랜트 분야에서의 시장을 주도하고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을 재편하면서 새로운 시장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콩스버그의 주요 사업분야는 크게 네 가지로 국방 및 항공, 해양, 디스커버리 및 디지털로 나뉘어 있다.

특히, 전통적인 해양/플랜트 관련 장비와 시스템을 개발하는 해양사업분야에서 디지털 전환과 해양 디지털 전환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콩스버그 디지털이 2016년에 신설됐다. 이후 무인선박 및 로봇과 관련 산업을 확장하기 위해 콩스버그 디스커버리를 2023년에 신설했다.

전통적으로 조선/해양 장비와 시스템 관련 분야에서 기술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콩스버그는 디지털 및 자동화를 위한 기본 기술로서 개방형 협업 플랫폼에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7년 3월 콩스버그의 정보 기기들과 운영 기술을 통합한 자체 개방형 협업 디지털 플랫폼인 '콩그니파이(Kognifai)'를 출시했다. 이를 통해 해양 및 에너지 산업 전반에 걸쳐 고객을 위한 데이터 및 분석 최적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 원격운영센터를 통해 항해사 및 선대 관리자는 위성이나 WLAN, 4G 또는 5G와 같은 관련 다양한 연결 시스템을 통해 원격으로 이동 중이거나 항구에 있는 상업용 선박을 운영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콩스버그는 2016년부터 페리 운항사를 위한 자동횡단(Autocrossing) 및 자동도킹(Autodocking) 기술을 도입했다.

자동횡단은 선장이 선박의 시스템과 센서를 통해 최대 연료 효율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도입 이후 수많은 페리에 성공적으로 적용됐다. 자동도킹은 예도선 없이 정박할 수 있는 기술로, 자율운항선박의 핵심 기능 중 하나이다.

아울러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원격 또는 자율 운영의 핵심요소 중하나인 상황인지와 충돌회피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콩스버그는 자율운항선박에 대한 상용화를 위해 다양한 정부 및 다른 민간 기업들 간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프로젝트도 수행 중이다.

뉴스1

KASS프로젝트(출처:KASS통합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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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해양분야 디지털 생태계 구축…국제적인 인지도·기술 경쟁력 확보 필요

해양수산부는 2023년 11월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첨단 해양모빌리티 육성전략'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현재 1%(5조 원) 수준인 첨단 해양모빌리티 시장점유율을 2027년에 12%(71조 원)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2024년 5월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첨단해양모빌리티 육성·지원 등 해양 분야 디지털 혁신 촉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산업통상자원부와 공동으로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약 16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자율운항선박 개발을 위한 핵심기술 연구와 실증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정부 주도 산·학·연 컨소시엄 기술개발사업인 'KASS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KASS프로젝트는 'IMO Level 3' 수준의 자율운항선박 상용화 기술 확보를 목표로, 네 가지 핵심기술(지능항해 시스템, 기관자동화시스템, 실증기반 및 절차, 운용기술 및 국제표준) 개발과 단계적 실증을 통한 상용화 기반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산업계에서도 대형 조선 3사를 중심으로 디지털화에 발맞춰 다양한 솔루션들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HD현대는 자회사 아비커스(Avikus)를 통해 자율운항 솔루션 '하이나스2.0(HiNAS 2.0, Hyundai Intelligent navigation Assistant System)'을 개발해 소형 레저보트와 LNG 운반선을 대상으로 자체 해상 실증을 수행했다. 삼성중공업은 자율운항시스템 'SAS’(Samsung Autonomous Ship)'를 개발해 예인선과 목포해양대 실습선인 '세계로호'에 탑재해 자율운항 기술을 실증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자체 개발한 스마트 선박 솔루션 HS4를 2022년부터 자체 시험선 '한비(HAN-V)호'를 활용해 육상관제센터로부터 원격제어·경로추종·데이터통신·충돌회피 등을 포함한 자율운항 기술 검증을 수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조선해양분야의 디지털 생태계 구축과 주도할 수 있는 전략, 국내 개발 기술에 대한 국제적인 인지도와 기술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광일 한국해양대학교 교수는 "국내에서는 대형 조선3사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술개발과 상용화 노력이 이뤄지고 있지만, 영세한 기자재 산업에서는 디지털 전환이 보조를 맞추는 데에는 어려움이 존재한다"며 "디지털 전환을 위한 균형 잡힌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장래의 디지털 산업은 특정 회사나 국가 또는 특정 사업분야에서 모두 수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협력과 개방형 기술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디지털 해양 산업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개발한 기술에 대한 국제적인 인지도와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다양한 국제적인 협력을 통한 기술개발과 확산을 통한 디지털 해양 생태계 구축을 주도하는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해양분야에서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충분한 디지털 전문인력 양성이 필수적"이라며 "디지털관련 기술을 전문적으로 갖춘 인력들이 자연스럽게 디지털 전환을 수행할 수 있는 사회적인 환경 조성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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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스버스 원격운영센터(출처: 콩스버그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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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c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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