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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제주세계유산본부, 성산일출봉 형성과정 새롭게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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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분화구 발견으로 복합 화산체임 밝혀…스코퍼스 등재 학술지에 게재

머니투데이

'지질학회지'에 등재된 '제주도 성산일출봉의 다단계 화산분출' 논문 요약부분./사진제공=제주세계유산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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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제주대학교 등 관련 연구기관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성산일출봉의 형성 과정을 새롭게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공신력 있는 논문 데이터베이스 플랫폼 스코퍼스(Scopus) 등재 학술지에 게재됐다.

성산일출봉은 2007년 한라산, 거문오름용암동굴계와 함께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란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의 지원으로 수행한 '세계자연유산 해저 지질조사 및 가치발굴 조사'와 연계해 진행한 이번 연구에서 성산일출봉 주변 해저에서 새로운 분화구의 존재 가능성이 제기됐다.

성산일출봉은 지하에서 상승한 마그마가 바닷물과 만나 폭발적으로 분출해 만들어진 수성화산체(응회구)다. 오랜 세월 파도의 침식 작용을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그동안 성산일출봉은 일회성 분출로 형성된 단성 화산체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성산일출봉 인근에서 과거 화산활동의 흔적을 찾고자 정밀 해저 지형탐사를 실시한 결과 일출봉 중심에서 동남쪽으로 약 600m 떨어진 해저에서 주목할 만한 지형을 발견했다. 이 지형은 지름이 600m에 달하는 원형의 평탄한 구조로, 주변 해저보다 약 30~35m 높이 돌출돼 있어 분화구의 흔적으로 추정된다. 해상 시추를 통해 응회암, 스코리아, 현무암 등 화산 기원의 암석으로 이뤄진 것도 밝혔다.

해저 분화구의 형성 시기를 추정하기 위해 시추공에서 얻은 패각을 연대 분석한 결과 약 6700년 전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산일출봉이 침식돼 형성된 신양리층의 연대(약 5000년 전)와 비교했을 때 현재의 성산일출봉과 해저 분화구가 약 5000년에서 6700년 사이에 형성됐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을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성산일출봉의 형성 과정을 5단계로 재구성했다.

1~2단계는 약 6700년 이후 현재 일출봉 중심에서 동남쪽으로 약 600m 떨어진 얕은 바다에서 두 차례의 수성화산 활동으로 초기 화산체가 형성됐다. 3단계는 분출 양상이 수성화산활동에서 마그마성 분출로 전이되면서 분화구 내부에 분석구(scoria cone)와 용암연(lava pond)이 형성됐다. 4단계는 약 5000년 전 현재 성산일출봉 위치에서 마그마 상승으로 새로운 응회구를 형성해 3개의 화산이 중첩된 복합화산체가 형성됐다. 5단계에서는 오랜 기간 파도의 침식 작용으로 화산체의 상당 부분이 깎여 현재의 형태로 변모됐다.

강석찬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이번 연구는 성산일출봉의 화산활동과 형성 과정을 복원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연구 결과를 대중에게 널리 알리고, 앞으로도 다양한 학술조사를 추진하여 세계자연유산의 숨겨진 가치를 적극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지질분야 학술지인 '지질학회지' 9월호에 게재됐다.

제주=나요안 기자 lima6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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