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6 (수)

[사설] 여론조사 조작 정황, 윤 대통령 부부는 어디까지 알았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 명태균씨. 한겨레 자료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지난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때 윤석열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여론조사를 조작한 정황이 나왔다. 사실이라면 민주주의를 침해하는 중대한 여론 조작 행위로,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



뉴스토마토가 15일 공개한 통화 녹음 파일을 들어보면, 명씨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기간이던 2021년 9월29일 여론조사 실무 담당자 강혜경씨에게 “윤석열이를 좀 올려갖고 홍준표보다 한 2%(포인트) 앞서게 해주이소”라며 “응답하는 그 개수 올려갖고 2~3% 홍보다 (윤이) 더 나오게 해야 됩니다”라고 지시했다. 윤 후보 지지라고 응답한 젊은층 표본을 인위적으로 키웠다는 게 강씨 설명이다. 명씨의 미래한국연구소가 그날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윤석열 33.0%, 홍준표 29.1%였다.



이 조사는 비공표 자체 조사였다고 한다. 그럼에도 여론조사 결과를 특정인에게 유리하게 조작했다면, 그 자체로 용납할 수 없는 행위다. 당내 선거에서는 비공표 자체 조사 결과도 후보 캠프들과 지지층 사이에 공공연히 공유되는 점을 고려할 때, 조작된 여론조사가 윤 후보 여론전에 활용됐을 수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명씨가 여론 조작을 하는 걸 알고 있었지만 문제 삼지 않았다”며 “조작된 여론조사가 당원들 투표에 영향을 미칠 줄은 미처 계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핵심은 윤 대통령 부부가 명씨의 여론조사 조작 정황을 알고 있었느냐는 점이다. 명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거의 매일 윤 대통령 부부와 스피커폰으로 통화했다’고 주장했다. 또 “윤석열이한테 (여론조사를) 매일 보고해줘야 돼”라고 말한 통화도 공개됐다. 앞서 강씨는 명씨가 2022년 2~3월 26차례 여론조사를 실시해 윤 후보에게 보고하고, 비용 3억6000만원을 받는 대신 김영선 전 의원의 그해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을 얻어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게다가 명씨는 이날 김건희 여사가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 주세요 (…)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히 의지하는 상황”이라고 한 과거 카카오톡 메시지도 이날 공개했다. 대통령실이 ‘그 오빠’가 누구인지를 놓고 해명을 해야 하는 참담한 상황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대통령 부부가 이런 명씨와 상당 기간 소통을 하고, 또 명씨에게 기대어 집권을 했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어이가 없다. 윤 대통령은 여론조사 조작 정황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밝히고, 검찰은 이를 수사해야 한다.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행운을 높이는 오늘의 운세, 타로, 메뉴 추천 [확인하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