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사진 왼쪽)과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사진 오른쪽)이 15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 수상 공관에서 슬로바키아 신공장 구축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하고 합의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 현대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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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가 3500억원을 투입해서 유럽 첫 전동화 구동 시스템(PE시스템) 공장을 슬로바키아에 짓는다. 내년 하반기 가동 목표로, 생산 능력은 연간 30만대 분량으로 전망된다. 슬로바키아는 기아 뿐만 아니라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기지가 위치하고 있어 비계열사 물량의 추가 수주도 전망된다.

현대모비스는 15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 위치한 총리 공관에서 슬로바키아 정부와 ‘PE 시스템 신공장 구축’ 관련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과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등이 참석했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슬로바키아 정부의 지원 아래 노바키 지역에 건설하는 PE 시스템 신공장을 중심으로 중부 유럽 지역에서 전동화 사업 기회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티슬라바에서 약 180km 거리의 노바키에 마련되는 신공장은 현대모비스의 4대 전동화 부품 중 하나인 PE 시스템을 생산한다. 규모는 10만 5700㎡로 축구장 약 14개 크기에 해당한다. PE 시스템은 전기모터, 인버터, 감속기를 통합한 구동장치다. 이들 부품은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각각 엔진, 변속기의 역할을 한다. 배터리를 제외하면 전기차의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핵심 장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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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는 그동안 배터리관리시스템(BMS)를 포함한 배터리시스템(BSA)관련 생산 거점을 해외에 구축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현재 북미, 중국, 인도네시아, 체코, 스페인 등 5개국에 생산법인을 마련한 상황이다. 투자의 성과로 지난해 8월에는 독일 폭스바겐과 수조원 규모의 BSA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차그룹이 아닌 비계열사 첫 공급계약 사례다. 2026년 운영이 예정된 스페인 BSA 공장이 폭스바겐향 BSA 물량을 생산한다.

다만 아직까지 PE 시스템은 현대자동차, 기아를 제외한 글로벌 완성차향 수주를 따내지 못한 상태다. 미국 앨라배마 주에 해외 첫 PE시스템 공장을 구축하고 있지만, 이는 인근에 위치한 현대차 엘라배마 공장(HMMA)의 PE 시스템 수요를 대응하기 위한 시설로 전량 계열사 수주 물량을 생산한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슬로바키아 신규 PE 시스템 공장은 현대모비스로서는 처음으로 비계열사 수주 물량을 노리는 신공장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슬로바키아는 체코와 더불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유럽향 물량 생산 기지로 급성장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슬로바키아 전동화 신공장 조감도. [사진 = 현대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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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장이 지어지는 노바키 지역은 기아 질리나 공장까지 약 78km, 스텔란티스 트리나바 공장까지는 124km, 폭스바겐 슬로바키아 공장까지는 68km, 재규어랜드로버 슬로바키아 공장까지는 60km 떨어져 있다. 차량으로 이동할 경우 모두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이내에 오갈 수 있는 거리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브랜드들이 부품 공급 계약을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 중 하나가 거리 요소”라면서 “안정적인 공급 분야에서 신공장 생산 물량은 비계열사 물량 공급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현재 기아 질리나 공장 인근에 위치한 부품 공장에도 약 950억원을 투입해 생산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새로 마련되는 공장은 자동차 제동시스템과 에어백 생산을 담당한다.

현대모비스는 국내에 울산, 대구, 충주, 평택 4 곳에 BSA 시스템과 PE 시스템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착공한 인도네시아 BSA 공장은 올 7월부터 양산 가동을 시작했다.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부문 매출은 2020년 4조 1953억원에서 지난해 12조 2476억원까지 늘어난 상태다. 비계열사 수주 실적은 지난해 약 92억 1600만 달러(약 12조 5000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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