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총량규제 아냐…일률적 규제 부적절”
“은행 대출금리 올라도 기존 차주는 부담 줄어”
권성동 ‘월권’ 비판엔 “불편 드렸다면 사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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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강승연·서지연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7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와 관련 “25bp(1bp=0.01%포인트) 금리 인하가 짧게는 한두 달 이후부터 다수의 차주들에게 실질적으로 수천억원에서 수조원 이상 되는 (이자)경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시장금리가 인하됐는데도 은행 대출금리가 상승해서 차주들의 금융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는 취지의 지적을 받고 이같이 답변했다.
이 원장은 “신규 대출의 경우에는 그렇지만, 기존에 대출을 받았던 사람들은 금리 부담이 줄어들고 있다”며 “앞으로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있게 되면, 단순히 피스밀(piecemeal·단편적인)로 지원하는 것보다 더 큰 거시경제적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신규 가계대출을 받은 차주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신규대출 증가로 인한 가계대출 증가율 문제, 부동산 시장 촉발 문제와 관련돼 신규 대출, 주택담보대출 등에 대해서는 조금 더 타이트한 관리를 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고, 시장에서 가산금리 조정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인한 금융소비자의 피해 가능성을 지적하는 김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는 “기술적인 의미에서 총량규제가 아니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규제로 봐달라”며 “9월 이전에 주택구입 계획을 했던 분들에게는 피해가 안 가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은행마다 대출취급 조건이 달라 발생한 혼란에 대해서는 “은행마다 포트폴리오 관리 현황이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발생했다”면서도 “일률적으로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할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신규 대출과 대환 대출을 구분해 가계대출을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취지에 공감한다”는 뜻을 표했다.
이날 이 원장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금융정책에 대한 발언이 너무 잦다”는 지적도 받았다.
권 의원은 가계대출과 관련한 이 원장의 오락가락한 구두 개입으로 시중은행의 대출정책이 혼선을 빚었으며,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와 관련해서도 ‘사전에 금감원과 소통하지 않았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고 문제 삼았다. 금융정책이나 은행 대출금리와 관련한 발언들이 “금융위원장인 것처럼 월권한 것”이라고도 몰아붙였다.
이에 이 원장은 “여러가지로 불편함을 드리고 미숙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한다”면서도 “제가 발언을 하거나 입장을 취하는 내용은 경제팀 내에서 합의가 된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우리금융과 관련해선 “저희가 검사를 해서 검사 결과로도 얘기하지만, 주요 금융기관의 자산운용 정책에 대해 앞으로 뭘 보겠다는 걸 간담회나 메시지 등으로 얘기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있다”며 “제가 다 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사후 검사로만 하기에는 당국의 역할, 방식에 한계가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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