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본사 전경. /인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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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주요 IT 기업과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인터넷 협회가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미국 인텔사 제품이 자국 안보를 위협한다며 당국에 보안 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화웨이 등 중국 기업에 제재를 가하는 데 따른 보복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보안협회(CSAC)는 전날 위챗 계정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중앙처리장치(CPU) 등 인텔사가 제조한 제품이 보안 취약성과 높은 실패율을 보였다며 “중국 국가안보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제품의 취약성은 인텔 칩의 비밀 백도어 시스템을 통한 해킹에 사용자를 노출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CSAC는 중국 인터넷 규제당국을 향해 “국가 안보와 소비자의 합법적 권익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중국에서 판매되는 인텔 제품에 대한 사이버 보안 검토를 건의한다”고 했다. CSAC는 2016년 중국 규제당국인 인터넷정보판공실(CAC) 감독하에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알리바바와 텐센트, 바이두, 화웨이를 포함한 주요 IT 기업과 전문가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외신들은 CSAC의 성명이 중국 당국이 공식 조사를 시작하기 위한 사전 작업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CSAC의 성명을 중국 당국이 수용한다면 반도체 등 첨단 기술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더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AI) 칩 제조업체들과의 경쟁에서 고전하며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인텔로서는 또 다른 악재를 맞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WSJ는 “인텔은 기술을 둘러싼 미중 갈등의 새로운 국면에 휘말릴 위기에 처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에 앞서 미국 정부는 2019년 5월 안보 우려를 들어 화웨이를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린 데 이어 지난 2022년 8월에는 엔비디아와 AMD에 관련 반도체의 중국 수출도 금지하는 등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해 왔다.

전병수 기자(outstand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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