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7 (목)

"네타냐후, 이란 공격 대상 승인"…美대선 막판 복잡해졌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16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된 로켓의 모습이 찍혔다. 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의 목표물을 승인했다고 16일(현지시간) 외신들이 전했다. 이스라엘은 미국 대선 투표(11월 5일) 전에 이란 공격을 감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대선 마지막 단계 복잡하게 만들어”



이날 미 ABC뉴스는 이스라엘 측 소식통을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격 목표를 승인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공격의 구체적인 목표와 일정을 밝히지 않았다.

CNN도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응 계획이 준비됐다”며 “미국 관리들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미 대선 전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어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의 행동이 미 정치에 미칠 잠재적 파급효과에 매우 민감한 듯 보인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스라엘은 미 대선의 마지막 단계를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중동 협상가였던 프랭크 로웬스타인은 WP에 “(바이든 행정부는) 선거 전 이스라엘 지지자들의 반발을 초래할 네타냐후와의 공개적인 대결을 피하고 싶어 한다”며 “동시에 이스라엘 쪽으로 너무 기울어지면 미시간 등 주요 경합주에서 아랍계의 표를 잃을 수 있어 민감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15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캠페인 행사 중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 이스라엘 공격 수위 낮추려 측면 지원?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 1일 이란이 탄도미사일 200여 발을 발사하자 보복을 예고해왔다. 애초엔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이나 석유시설을 공격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으나, 미국의 만류에 공격 대상을 군사시설로 바꿨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미군이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의 지하 무기고 5곳을 폭격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로 후티 반군 능력을 약화하기 위해 공습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폭격엔 미국의 전략자산인 B-2 스피릿 스텔스 전략폭격기도 동원됐다. 오스틴 장관은 “언제든, 어디든, 필요할 때 이러한 목표물에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미국의 타격 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미 공군이 지난달 공개한 B-2 스피릿 스텔스 전략폭격기. 미 국방부는 B-2 스피릿 스텔스 전략폭격기를 사용해 17일 이른 아침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용하는 지하 벙커를 목표로 공습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영국, 이스라엘 극우장관 제재 검토



유럽 국가들은 레바논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는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있다. 유럽연합(EU) 16개국 국방장관은 이날 화상회의 뒤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에 추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스라엘에 최대한의 정치적, 외교적 압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날 EU는 중동 국가들이 속한 걸프협력회의(GCC)와도 벨기에 브뤼셀에서 첫 정상회의를 열고 중동 분쟁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이 회의엔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등이 참석했다.

중앙일보

1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의에 도착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왼쪽)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이 행사엔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GCC 6개국 정상급 인사가 참석했다. 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극우장관을 제재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이스라엘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과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의 과거 발언과 관련한 질문에 “(두 장관의 발언은) 혐오스럽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제재)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스모트리치 장관은 “가자지구에서 민간인을 굶기는 것은 정당화될 수 있다”고 했고, 벤그비르 장관은 서안지구에서 19세 소년을 살해한 정착민을 ‘영웅’이라 불렀다.

그러나 이날도 이스라엘군 탱크가 UNIFIL의 감시탑을 향해 포격하는 것을 레바논 남부 크파르 켈라 인근에 주둔한 평화유지군이 목격했다. UNIFIL은 “카메라 두 대가 파괴되고 감시탑이 손상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UNIFIL을 목표물로 삼아 공격하지는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전역에서 공습을 이어갔다. 특히 레바논 남부 나바티예에서는 시청 청사가 폭격 당해 아마드 카힐 시장 등 16명이 숨졌다.



미 대선 후 전후 가자 계획 제시?



한편 미 매체 악시오스는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의 아이디어에 기반해 미 대선 이후 제시될 ‘전후 가자’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끝나기 전 휴전 협정이 불가능해 보여 ‘플랜 B’를 몇 달간 논의해왔다는 것이다.

인도주의 원조와 법·질서 수립, 통치 토대 마련 등을 위해 가자지구에 임시 국제대표단을 두는 게 골자다. 이 논의엔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도 참여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UAE가 주장하는 ‘두 국가 해법’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레바논 남부 크파르 킬라 마을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16일 이스라엘 로쉬 하인 묘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충돌에서 사망한 이스라엘 군인 코렌 비탄 병장의 장례식이 진행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