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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동해가스전 매장량 삼성전자 시총 5배→2배" 줄인 이유 묻자 석유공사 사장 "중간값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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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산중위, 석유공사·가스공사 등 울산 현장국감
야당, 대왕고래 사업 관련 부진한 의혹 해소 질책
"가스공사 이미 한계점 도달…단독 해결 불가능"
한국일보

17일 오후 울산 중구 한국석유공사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김동섭(가운데) 석유공사 사장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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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당초 '최대 140억 배럴' '삼성전자 시총의 다섯 배'라고 밝혔던 동해 심해 가스전 매장 예상량 축소 논란을 두고 "중간값으로 말했을 뿐 (말을) 바꾼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17일 울산시 중구 석유공사 본사에서 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 등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자원 공기업에 대한 국정감사를 열었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추진 중인 정부의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관련해 날 선 공방을 벌였다.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월 3일 국정 브리핑 당시에는 '삼성전자의 시총의 다섯 배'라고 했다가 나중에 산업부 장관은 '시총 두 배'라고 말이 바뀌었다"며 "왜 바뀌었는지 물어보니 중간값으로 했다고 답했다"며 정부가 매장 예상량을 부풀려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정진욱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은 최대 140억 배럴만 얘기하며 매장량 확인이 이미 끝난 가이아나 유전 110억 배럴과 비교했다"며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6월) 발표 때 최소 35억 배럴에서 최대 140억 배럴이라고 했고 그 중간값이 74억 배럴 아니냐"며 "최댓값이 그렇다는 뜻이고 뒤에는 중간값으로 (바꿔)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산업부는 동해 심해 가스전을 처음 발표할 당시 140억 배럴을 기준으로 경제적 가치가 삼성전자 시가 총액의 다섯 배라고 발표했다가 한 달 후 확률적으로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중간값인 74억 배럴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해외 자원 개발 사업 실패로 막대한 손해를 입힌 담당자가 대왕고래 프로젝트 책임자를 맡은 것에 대해 전문성 지적도 이어졌다. 김동아 민주당 의원은 "2009년 11월 (투자에 실패한) 캐나다 하베스트 사업 손실에 중대한 책임이 있는 곽원준 본부장이 지금 대왕고래 프로젝트 책임자"라며 "석유공사에 9조 원 상당의 손실을 입힌 인물을 다시 자원 개발사업 책임자로 두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권향엽 민주당 의원은 "석유공사가 7개 유망구조를 도출한 1차평가 당시에는 125만 달러를 지급했는데 보완적 성격인 2차 유망성 평가에 170만 달러로 더 많은 돈을 지불했다"며 "석유공사 입맛대로 결과를 도출한 액트지오에 사례금 성격으로 지급한 것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사장은 "절대 아니다"라며 "(2차 평가는) 천해까지 범위에 들어가 용역 범위가 다르다"고 해명했다.

김 사장은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에서 해외 투자자 비중을 50% 정도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외국 투자자가 들어오면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라며 "50 대 50 정도로 하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김 사장은 "그보다는 낮거나 그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협상 과정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어떤 비율로 할지 정하지 않았지만 석유공사를 최대 소유자로 계획하고 있다"며 "두 번의 투자 유치 로드쇼를 했는데 (글로벌 기업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연혜 사장 "연말 미수금 14조 원 이상…하루에 이자만 46억"

한국일보

17일 울산시 중구 한국석유공사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한국가스공사 최연혜 사장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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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 미수금이 쌓이면서 재무 위기에 시달리는 가스공사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미수금은 가스를 판매한 후 아직 요금으로 회수되지 않은 금액으로, 사실상 가스공사의 '적자'에 해당한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은 미수금과 이자 규모에 대해 묻는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미수금 총액은 올해 연말이면 14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매년 이자가 1조7,000억 원이며 하루 이자는 46억 원, 미수금에 따른 이자만 12억 원"이라고 설명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현재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액화천연가스(LNG)를 팔고 있지 않냐"고 물었다. 이에 최 사장은 "가스공사는 기본 설계부터 단 1원의 수익도 붙이지 않고 판매하는 구조"라며 "자체적으로 많은 규모의 미수금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구 대책을 통해 상당 부분 노력하고 있지만 미수금 자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국제가스 가격이 200% 상승한 영향"이라며 "정부와의 협의와 국민들의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답변했다.

이철규 위원장은 "가스공사의 부채는 결국 국민들의 빚이 되고 오늘의 사용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다음 세대가 부담하게 된다"며 "과거부터 누적돼 온 문제가 임계치에 와 있다고 생각하며 이런 부분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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