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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셀트리온, 세포주 플랫폼 출시에 담긴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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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MO 사업진출 첫발
전문 자회사 설립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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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이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수의 바이오의약품을 직접 개발해 생산해 본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전문 자회사 설립을 통해 신약개발사로서 고객사와 발생할 수 있는 이해상충 문제도 해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은 지난 15일 경기 성남시 판교에서 열린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 컨퍼런스'에서 자체 세포주 개발 플랫폼인 'HI-CHO'를 처음 공개했다. 바이오의약품의 개발과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반기술이다.

세포주는 바이오의약품의 원료인 재조합 항체단백질을 증식시키는 일종의 세포 공장이다. 세포주의 성능에 따라 의약품의 품질과 안전성, 생산성 등이 좌우되는 만큼 바이오의약품 개발과 생산 전주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러한 세포주 개발 기술은 CDMO 업체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가장 기초이자 차별화된 역량으로 꼽힌다.

론자,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글로벌 CDMO사는 대부분 독자 세포주 개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지난 2020년 업계 평균과 비교해 생산성을 두 배가량 늘린 자체 세포주 플랫폼인 '에스-초이스'를 출시했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항암 효과를 강화한 항체단백질을 생산하는 '에스-에이퓨초'라는 신규 세포주 플랫폼을 선보이는 등 글로벌 CDMO사들은 관련 기술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자사의 의약품 개발과 생산에 HI-CHO를 적용한 결과, 타사의 세포주와 비교해 세포 성장 속도가 빠르고 배양 후 생존 세포의 밀도가 높은 것을 확인했다. 다만 생산성을 나타내는 역가(배양액 속 항체량 수치화) 등의 비교 가능한 수치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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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가운데)과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대표이사(오른쪽)가 제22회 모건스탠리 글로벌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셀트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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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은 이번 세포주를 시작으로 공정, 품질관리 등의 분야로 CDMO 플랫폼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다른 CDMO사와 비교해 셀트리온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은 바이오의약품의 개발부터 임상, 생산, 허가 등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한 경험에 있다. 셀트리온은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총 9개의 바이오시밀러, 2개의 신약(짐펜트라, 렉키로나) 허가를 받아 판매해왔다.

신약개발사와 협력을 통해 ADC(항체약물접합체), T세포 인게이저 등의 다양한 모달리티(약물이 약효를 내는 방법)의 신약도 개발하고 있는데 향후 CDMO 서비스를 확장하는 데 중요한 자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ADC 분야가 떠오르면서 우시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지난 상반기에만 56개의 관련 CDMO 수주를 따냈다. 우시바이오로직스가 진행하고 있는 전체 ADC CDMO 프로젝트 수는 167개로 전체 모달리티 중에서 단일항체 다음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인천 송도에 총 25만리터 규모의 생산공장 3개를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등을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인증도 받았다.

현재 셀트리온은 자사의 의약품 생산수요에 더해 CDMO 사업 확장을 위해 신규 공장 건설이나 기존 사업장 인수를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약 40억달러(5조4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의료기기업체 박스터의 CMO 시설 인수전 참여를 검토하기도 했다.

신약개발사이기도 한 셀트리온이 CDMO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고객사의 민감한 기술정보에 접근하면서 발생 가능한 이해상충 문제는 풀어야 할 과제다. 아직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되지 않았으나 전문 자회사 설립을 통해 이를 해결할 가능성이 있다.

서정진 회장은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모건스탠리 글로벌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국내 또는 해외 신규 공장 확보와 관련한 결정을 연내 마무리 짓겠다"면서 "셀트리온이 100%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 형태로 운영해 CDMO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대부분 자회사 설립을 통해 이 문제를 피해 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바이오시밀러와 신약을 개발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로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 전통 제약사도 별도 자회사인 유한화학, 한미정밀화학 등을 통해 CDMO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다양한 바이오시밀러를 직접 개발해 상업화까지 해본 경험은 CDMO 사업에서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면서도 "아직 초창기 단계로 회사의 신약개발 사업이 수주에 영향을 끼칠지 등은 경과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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