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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연세대 감독관 매뉴얼' 봤더니…부실한 지침 '주의' 당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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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연세대의 수시 논술시험 문제 유출 사태가 불거지며 시험 관리가 허술했단 지적이 이어지고 있죠. 시험 응시 학생은 만 6천여명에 달했는데요. 저희가 취재해보니 애초에 시험 감독 지침부터 부실했고, 그마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정인아 기자입니다.

[기자]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가방에 넣은 뒤 가방 째 회수하라고 써 있습니다.

붉은 글씨로 강조도 했습니다.

시험 20분 전 "모든 소지품을 가방에 넣고 고사장 앞쪽으로 모아 달라" 는 안내 발언까지 적혀 있습니다.

그 뒤 답안지, 연습지, 그리고 문제지를 배부하라고 돼 있습니다.

연세대학교가 수시 논술시험 감독관들에게 나눠준 8쪽짜리 유의 사항입니다.

하지만 커뮤니티 게시판엔 문제지까지 배부된 뒤 촬영한 사진이 버젓이 올라왔습니다.

"휴대전화를 써도 제지가 없었다"는 증언도 잇따랐습니다.

안내만 하고 정작 관리는 안 된 겁니다.

[연세대 수리논술 응시자 : '가방 앞으로 내놓으세요'라고 말하고 그냥 그렇게 시험지 정리를 하셨기 때문에 이게 진짜 학생들이 넣었는지 안 넣었는지 관찰하시는 분도 없었고요.]

특히 유의 사항엔 "문제지를 미리 나눠줄 경우 수험생이 문제를 보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달라"는 당부 외엔 문제지 보안에 대한 규정이나 지침은 없었습니다.

자율좌석제에 대해서도 "지정좌석제가 아니니 고사장 상황을 고려해 지도해달라"고만 돼 있습니다.

이날 감독관은 490명, 응시자는 16000여 명에 달했습니다.

감독관 1명 당 32명을 감독해야 했습니다.

지침도 부실한데 감독해야 할 학생도 많으니 허술할 수밖에 없습니다.

연대 측은 시험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수험생들은 시험을 무효로 하는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료제공 국회 교육위원회 진선미 의원실]

[영상취재 김미란 정재우 / 영상편집 지윤정]

정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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