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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트럼프 ‘스타’ 만든 TV쇼 담당자 “괴물 만들어...미국에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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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얼리티 쇼 어프렌티스 담당자

“성공한 사업가 이미지는 가짜”

“트럼프 아첨에 특히 약해...푸틴, 김정은도 이를 알아차려”

조선일보

1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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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트럼프라는 괴물을 만들어냈다. 미국에 사과하고 싶다.”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전국구 스타 반열에 오르게 한 TV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의 홍보 담당자가 17일 대국민 사과문을 공개했다. 이 쇼에서 제작진들은 트럼프를 ‘성공한 사업가’로 과도하게 포장했고, 트럼프가 이 덕에 정계에 입문하게 됐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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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티 TV쇼 '어프렌티스'를 진행하던 당시 도널드 트럼프.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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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 방송에서 어프렌티스 홍보·광고를 담당했던 존 밀러 전 NBC 마케팅 담당 이사는 유에스뉴스 기고문에서 “나는 (트럼프라는) 괴물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며 “우리는 트럼프가 매우 성공한 사업가라는 (가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실제보다 트럼프가 더 성공한 것처럼 보이게 해 가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고 했다. 어프렌티스는 트럼프가 진행하고 제작까지 했던 TV쇼다. 뉴욕에서 연봉 25만 달러(약 3억4300만원)에 달하는 트럼프 회사 인턴십에 합격하기 위해 출연자들끼리 치열하게 경쟁을 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2004년부터 2015년까지 이 쇼에 출연한 트럼프는 ‘넌 해고됐어(you’re fired)’란 유행어로 명성을 얻었다.

밀러는 이 쇼에서 나온 트럼프의 ‘성공한 사업가’ 이미지는 대부분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방송이 시작하기 전에 이미 네 번이나 파산 신청을 했고, 시즌을 진행하는 동안에도 최소 두 번 이상 파산했다”며 “그가 참가자들에게 ‘해고’를 외치는 회의실은 실제로는 세트장이었다. 실제 그의 회사 회의실은 너무 낡고 허름해 TV에 나오기엔 적합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홍보했던 트럼프의 이미지는 매우 과장된 것이며 (사실상) ‘가짜 뉴스’였다”며 “결국 마케팅에 성공했지만, 트럼프는 ‘성공한 지도자’라는 잘못된 이미지를 만들어 돌이킬 수 없는 해를 끼쳤다. 깊이 후회한다”고 했다. 밀러는 트럼프에 대해 “교묘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조종하기 쉬운 사람”이라며 칭찬에 특히 약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아첨하면 고분고분해진다”며 “러시아의 ‘스트롱맨(철권 통치자)’ 블라디미르 푸틴과 북한의 독재자 김정은도 이를 알아차렸다”고 했다.

밀러는 자신을 ‘공화당원 출신’이라며 “다음 달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 등에서 공화당 지지자들은 대선이 2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트럼프를 깎아 내리려는 시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재선 캠프는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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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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