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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신와르 사망' 가자전쟁 마침표 찍힐까…"1년은 더 싸울 것"[딥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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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 오른 이스라엘, 궁지 몰린 하마스…'끝없는 전쟁'

'일시 중단' 방안 논의…네타냐후 "인질 돌려주면 끝나"

뉴스1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 2022.10.01/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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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62)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를 계기로 가자지구 전쟁에 마침표가 찍힐지 주목된다.

신와르는 가자전쟁을 촉발한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습격을 기획 및 총지휘한 인물로, 이스라엘은 이에 신와르를 '사살 목표 1순위'로 두고 추격해왔다.

다만 신와르라는 상징성 있는 인물이 사망했을 뿐, 가자전쟁이 종식되거나 중동 전반의 긴장이 완화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오히려 기세가 오른 이스라엘, 궁지에 몰려 더 거칠어진 하마스가 '끝없는 전쟁'을 이어갈 것이라는데 중지가 모인다.

우선 17일(현지시간) 확인된 신와르의 사망이 하마스의 약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올해 7월 하마스의 군사 지도자 모하메드 데이프, 같은 달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스라엘로부터 죽음을 맞이한 가운데 하마스의 최고위급 지도자 중 생존한 이는 '하니예 후임'으로 발탁된 신와르가 거의 유일했기 때문이다.

'신와르 후임'으로는 그의 형제인 모하메드 신와르(49)가 거론되는데 한편에서는 권한 분산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모하메드 신와르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의 군사 작전을 맡고 칼리드 마슈알, 칼릴 알 하야 등 카타르에 기반을 둔 다른 정치적 지도자들이 하마스의 정치 리더십을 가지고 가는 식이다.

영국 가디언지는 "야히야 신와르는 수십 년 동안 쌓아온 권위에도 불구하고 (수장이 될 때) 논란의 여지가 있는 선택으로 여겨졌다"며 "그 동생의 승계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조직 통합 및 결집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마스는 조직 통제를 위해 더 강하게 조직원들을 몰아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모하메드 신와르 또한 쉽게 전쟁과 관련된 협상에 우호적으로 임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스라엘은 현 상황에 고무된 분위기다. 가자전쟁이 발발한 지 막 1년이 지난 지금, 이스라엘 전선은 하마스만이 아니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비롯해 하마스, 헤즈볼라 등 반미·반이스라엘 성향의 '저항의 축'을 지원하는 이란으로까지 넓어졌다.

이스라엘이 하마스로부터 선제공격을 받은 것은 맞지만, 맞대응이 너무 과하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은 계속돼 왔다.

그러나 신와르 사살을 포함, 이스라엘은 가자전쟁 발발 후 무장단체 주요 지도자들을 표적 제거하는 성과를 거뒀다. 헤즈볼라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나스랄라 후임인 하심 사피에딘도 근래 이스라엘에 의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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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촉발된 가자지구 전쟁이 1주년을 맞기 하루 전날인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 성벽에 희생자들을 기리는 사진이 그들을 기리는 노란 리본과 함께 떠 있다. 숫자 365는 1년을 의미하는 것이다. 2024.10.06. ⓒ AFP=뉴스1 ⓒ News1 조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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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막지 못하고 이후 인질 석방이 걸린 휴전 협상 또한 자꾸만 결렬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이스라엘 내 불만은 매우 고조되는 기류를 띠었다.

하지만 일정 성과를 낸 지금은 그보다 많이 정부에 우호적 여론이 형성된 것으로 알려진다. 국제사회로서도 '손대지 않고 코를 푼' 상황이 됐다.

대표적으로 신와르의 경우, 이스라엘 외에도 미국과 영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등 약 30개국 이상에서 테러리스트로 지정한 인사다.

네타냐후는 신와르의 죽음으로 '가자지구 전쟁 종식'의 발판이 마련됐다고 평가한 미국 정부와는 완전히 반대의 입장을 보였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쟁이) 조만간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1월 미 대선의 민주당 대선 후보이자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도 "마침내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네타냐후는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아직도 큰 도전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4~5일 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이스라엘로 보내 가자지구 전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까지 했으나 이 공언이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네타냐후는 지금까지 전쟁을 이어오면서 자국 논리를 들어 종종 바이든의 뒤통수를 쳐 그의 입지를 좁혔다. 현시점은 바이든의 임기 말이자, 그가 재선 도전을 멈추면서 대통령으로서의 힘이 매우 빠진 상태다.

야코브 아미드로드 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신와르의 죽음은 중요하고 상징적인 사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스라엘이 지금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하마스의 군사적 능력을 계속 약화시켜 이스라엘만이 아니라 대체 세력이 될 수 있는 모든 이들에게 하마스가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자지구에서 "적어도 1년은 더 싸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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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9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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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하마스를 비롯해 헤즈볼라, 이란까지 넓힌 전선을 이스라엘이 쉽사리 닫기가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 이스라엘은 지난 1일 이란으로부터 '저항의 축' 인사 등의 사망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받은 뒤 보복을 준비 중이다.

네타냐후의 '정치적 야욕'이 전쟁을 이어갈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이스라엘이 계속해서 전쟁을 이어가는 배경에는 네타냐후가 자신의 실각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네타냐후는 극우 연정 파트너에 의존해 정치를 지속하고 있다. 그는 자신과 가족의 비리 혐의에 휩싸여 있기도 하다.

이날 WSJ은 "여론조사에 따르면 네타냐후는 오늘 선거가 치러진다면 여전히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최근 헤즈볼라에 대한 군사 공격 등으로 이스라엘 우파 유권자들로부터 꾸준히 지지율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가자전쟁이 완전히 종식되지는 않더라도 '일시 중지'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 서방 외교관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남은 이스라엘 인질들을 (하마스가) 석방하는 대가로 (가자지구) 공세를 일시 중단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거래에는 인질을 석방한 하마스 인원의 신변 안전 보장과 전쟁 종식을 위한 회담 재개도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네타냐후는 이날 영문 성명을 통해 신와르의 죽음은 "가자전쟁의 종말의 시작"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그는 "가자 주민들에게 간략한 메시지를 전한다. 이 전쟁은 내일 끝날 수 있다"며 "하마스가 무기를 내려놓고 인질들을 돌려주면 전쟁은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인질들을 돌려보내는 모든 이들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며 "이란이 구축한 '테러의 축'이 우리 눈앞에서 무너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 정보부에서 활동했던 마이클 밀스테인은 FT에 "신와르의 사망이 협상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하고 싶다"며 하마스 권력의 분산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카타르 도하에 있는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들은 신와르처럼 완고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언급된 서방 외교관은 '무기한 전쟁'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잡혀있는 인질들에게도 파멸이 될 것이라면서 "신와르 암살은 적극적 군사 전투의 마지막 단계다. 이제 공은 이스라엘 쪽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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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팔레스타인 주민이 7일 가자시티 인근 수자이야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파괴돼 기울어져 있는 사원 종탑 아래를 지나고 있다. 꼭 1년 전 하마스의 기습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의 가자전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2024.10.07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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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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