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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헤비메탈 가수로 변한 소방관… ‘아파트 화재 대피’ 노래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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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나경진 소방교가 헤비메탈 가수 분장을 한 채 아파트 화재 발생 시 대피 요령을 담은 노래를 부르고 있다. /소방관 삼촌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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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집에 불이 나고 대피할 수 있다면 신속하게 나가라 생명을 지켜라”

유튜브를 통해 소방 관련 사안을 재치 있게 전달해 ‘제2의 충주맨’이라고도 불리는 ‘소방관 삼촌’이 헤비메탈 콘셉트로 아파트 화재 발생 시 대피 요령을 담은 노래를 공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소방관 삼촌 유튜브 채널에는 15일 ‘노래로 배우는 아파트 화재 발생 시 행동 요령’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소방관들이 회의 중인 다소 평범한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영상은, 소방관 삼촌 채널을 주도적으로 만든 나경진 충북소방본부 소방교가 헤비메탈 가수 분장을 하고 등장하면서 반전을 맞는다.

흰 분칠에 검은색 립스틱을 바른 나 소방교는 강렬한 메탈 사운드를 배경으로 “자기 집에 불이 나고 대피할 수 있다면 신속하게 나가라 생명을 지켜라” “하지만 길이 막혀있다면 구조를 요청해” “창문에 손 흔들며 구조를 기다려라” “불길 속에 안전, 살아 남아라” “연기 속에 숨을 쉬며 길을 찾아라” “화염을 손길 피해 벗어나라” “이 불타는 지옥에서 탈출하라” 등의 가사를 쉼 없이 내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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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소방교를 비롯한 충북소방악대 대원들이 실제 헤비메탈 벤드처럼 합주하고 있다. /소방관 삼촌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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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소방관이 열정적으로 전자기타를 켜는 모습이 나오고, 나 소방교는 다시 노래를 시작한다. “다른 집에 불이 나고 화염과 연기 들어오지 않는다면 집 안에 머물러” “하지만 불길이 다가오면 만반에 준비해 문을 닫고 젖은 천으로 틈을 막아라” “불길 속에 안전, 살아 남아라” “연기 속에 숨을 쉬며 길을 찾아라” “화염의 손길 피해 벗어나라” “이 불타는 지옥에서 탈출하라” 등 보다 실질적인 대처 방법이 담겼다.

나 소방교를 비롯한 다른 소방관들이 함께 모여 실제 헤비메탈 밴드처럼 연주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영상은 “집으로 연기가 밀려오면 빠르게 대피해” “불가능하다면 구조요청 소리쳐라” “구조대가 올 때까지 창가에 서서 생명을 지킬 방법 절대로 잊지마” “불길의 악마여, 널 이겨내리라” “생명의 불꽃, 꺼지지 않으리” “이 노래로 외쳐, 생존의 찬가” “대피의 길에서 승리를 외치리라”라는 가사를 마지막으로 끝난다.

이 영상은 AI 기술을 활용해 각종 영화에 나온 장면을 추출해 편집했다. 영상에 출연한 소방관들은 현직 소방공무원들로 구성된 충북소방악대 대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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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소방교가 전방주시하지 않은 채 춤추다 기둥에 부딪혀 넘어지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소방관 삼촌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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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소방교는 충주시 유튜브를 운영하는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의 영상을 우연히 보고 영감을 받아 소방 관련 이슈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영상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충주맨 사례를 보고 “소방 조직과 관련된 홍보 영상을 저렇게 재미있게 만들어보자”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한 소방관 삼촌 채널의 영상은 호평을 받았다. 올해 초 겨울철 빙판길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제작한 ‘소방관 슬릭백’을 시작으로, 전방주시 태만을 경고하기 위해 차에서 내려 춤을 추며 걷다 전봇대에 부딪히는 구성의 ‘세계로 가 소방관’ 등 많은 영상이 이목을 끌었다.

충주맨 김 주무관이 직접 나 소방교의 영상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 주무관은 나 소방교 영상에 대해 “재미있다. 더 노력하시면 될 것 같다”며 장난식으로 견제하는듯한 반응을 보였다.

나 소방교는 지난 3월 소방관 삼촌 유튜브 운영과 관련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취미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재밌고 즐겁게 하고 있다”며 “소방 업무를 하다 보면 정신적으로 몰리는 경우가 있는데, 저 같은 경우 영상 작업 그리고 운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어내는 편”이라고 했다. “영상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보고 좋아해 줄 때 뿌듯하다”고도 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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