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8 (금)

한화오션, 모듈·예비함대 건조로 美 함정 진출 시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화오션이 지난 6월 인수한 필리조선소를 활용해 군함의 모듈 또는 예비함대 건조로 미국 함정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난 8월 부임한 마크 스미스 한화디펜스USA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 함정 건조 계약을 한화가 따내는 것에 대해 “도전이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필리조선소에서 구축함을 건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우리는 해군이 필요로 하는 함대를 건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비즈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 한화그룹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미스 CEO가 말한 함대는 중대형 무인 수상함, 쇄빙선, 보급 유조선, 해군 훈련함 등으로 존스법 함대에 포함되는 특수선을 말한다. 이 함정들은 비전투 임무를 수행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뜻에서 예비함대(Ready Reserve Fleet·RRF)로도 불린다.

존스법 함대(Johns Act Fleet)는 미국 존스법에 규정된 선박을 말한다. 존스법은 미국 항구 간 화물 운송은 반드시 미국에서 건조된 선박이어야 하고 해당 선박은 미국 선원이 운영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필리조선소는 미국 상업 조선업체 그룹에 속해 있는데, 이 그룹은 존스법 함대를 건조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닌다.

스미스 CEO는 필리조선소가 미 함정의 모듈을 건조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시사했다. 스미스 CEO는 “필리조선소에서 항공모함이나 잠수함, 구축함의 일부(모듈)를 생산한 뒤 최종 조립을 위해 주 계약자의 큰 조선소로 (모듈을) 운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미스 CEO가 언급한 함정들은 미국의 탄도미사일 원자력 잠수함 컬럼비아급 잠수함, 차세대 공격 원자력 잠수함 버지니아급 잠수함, 원자력 항공모함 포드급 항공모함, 이지스함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등이다.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브라이언 클락 연구원은 “미 함정의 작업이 주기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한화는 필리조선소를 해군 함정 건조 수주가 가능한 지위로 만들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해군과 미국 정부 기관이 비전투 임무를 수행하는 선박인 예비 함대를 필리조선소가 건조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조선비즈

필리조선소가 지난 9월 미국 교통부 해양청에 인도한 NSMV(National Security Multi-Mission Vessel). 해당 선박은 미국 해양 보안을 강화하고,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설계됐다. 주로 해양 교육 훈련에 활용하며, 재난 구호 등의 임무도 맡는다. / 필리조선소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필리조선소는 현재 재무 상태가 나쁘고 특수선 건조를 위한 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한화오션은 규제당국 승인이 떨어지면 필리조선소의 안정화 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필리조선소는 2018년 이후 6년째 적자를 기록해 재무 구조가 취약하다. 부채 비율은 4946%에 달한다.

스미스 CEO는 한화그룹이 필리조선소에 이어 미 서부 지역의 조선소를 인수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며 “한화와 같은 기업은 조선소를 인수하고 단순히 시설에 투자하는 것뿐 아니라, 어떤 유형의 투자를 어떻게 단계적으로 진행하는지를 알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 스미스 한화디펜스USA CEO는 과거 미 해군에서 복무했으며 록히드마틴,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즈(HII), BAE시스템 등 다수의 방산 업체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는 록히드마틴에서는 무인 해상 시스템 개발을, HII에서는 핵 사업부를 총괄했다.

박진우 기자(nicholas@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